[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담배 시장이 전자담배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자담배는 전체 담배 판매량이 하락하는 가운데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 5월 '쥴(JUUL)'의 출시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도 열리면서 담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일반담배 시장의 강자 KT&G는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시장을 별도로 보고, 각 시장에 적합한 전략을 구사해 매출 저하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31일 발표한 '2019년도 상반기 담배시장 동향'에서 올해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1억9천360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2%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반 담배 판매량은 14억7천290만 갑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3.6% 줄었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하면 27.6% 줄어든 수치다. 또 상반기 전체 담배 판매량은 16억7천290만 갑으로 지난해 대비 0.6% 줄었다.
업계는 이를 전체 흡연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금연하지 않은 일반담배 소비자 상당 수가 궐련형을 비롯한 전자담배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11.6%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높아졌으며,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점유율에 포함할 경우 전자담배의 점유율은 12%로 더욱 높아진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지난 5월 '쥴'의 출시에 이어 KT&G의 '릴 베이퍼' 등의 신제품이 연이어 쏟아지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 가고 있다. 이들 제품은 판매가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610만 팟(일반담배의 갑)이 팔려나갔다.
일반담배 판매량 감소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KT&G다. KT&G는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일반담배 시장에서 지난 10년 간 가장 높은 63.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4월 출시한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40~50대 이상의 장년층 소비자의 절대적 선호에 힘입은 수치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필립모리스에 이은 2위에서 정체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흡연자에게 전자담배 사용을 권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KT&G도 몇 년 후를 바라보면 지금 점유율이 높다 해서 방심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KT&G는 일반담배 시장은 전자담배 성장 외 자연감소분으로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며, 신제품 출시 등 공격적 확장 전략을 펼쳐 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자담배 시장을 별도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릴'을 앞세워 지속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KT&G 관계자는 "일반담배 시장의 규모가 점점 줄어들 것을 피할 수 없는 가운데 그 안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릴' 등 전자담배 시장 공략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담배로 거둬들이는 세금은 판매량 감소보다 크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담배 제세부담금은 5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0.6% 감소한 것에 비해 큰 수치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담뱃세는 반출량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올해 상반기 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가 감소한 15억3천만 갑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뱃세 감소는 담배를 덜 피우게 된 경향과 함께 지난해 일본 담배회사 JTI가 국내 생산을 접고 재고 밀어내기를 진행한 결과 반출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