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주도해 설립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2분기 그룹 내 유일하게 실적개선에 성공하면서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에 따른 친환경선박 개조 시장이 커지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친환경선박사업에 집중한 정 부사장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정 부사장은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협력을 이끌어낸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간담회에도 참석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로써 정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이 포함된 새로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천6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37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이는 현대오일뱅크,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계열사의 부진 속에 유일한 실적개선이다. 영업이익률은 14.2%로 그룹 내 가장 높은 수치다.
현금흐름 및 재무상태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천87억원으로 2017년(-243억원)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회사 운영을 위해 최소한 비용인 운전자본은 5.8% 줄어든 1천38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력 증가로 인해 지난달 말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이같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2020년 IMO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선박개조 등 기술서비스 매출 증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0년1월부터 모든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SOx) 비율을 현재 3.5%에서 0.5% 이하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황 함유량을 낮추는 배기가스세정장치(스크러버)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배기가스세정장치(스크러버) 47척을 수주하는 등 총 142척의 수주잔고가 쌓여있다.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역시 현재 65척의 잔고가 남아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11월 현대중공업의 조선, 엔진, 전기전자 사업부의 AS사업을 양수해 설립됐다. 친환경 선박 개조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정 부사장은 친환경 선박개조 분야에 성장성이 있다고 보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자원해 맡았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 시험대'로 불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이 2014년부터 강력히 주장해 세우게 된 회사"라며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해 대표이사를 맡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 부사장은 최근들어 경영 전면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말에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만남에서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을 이끌어내는데 큰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로써 정 부사장의 그룹 내 무게감은 한층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는 정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완료 이후 3세 경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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