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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개발혁신 특별법' 한 걸음 더…과방위 공청회 개최


법안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 형식과 세부내용 보완해야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과학기술계의 해묵은 숙원인 '연구개발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공청회가 2일 열려 연내 법안 제정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노웅래)는 2일 오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진술인 의견을 청취했다.

공청회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해 김연수 충남대 신약전문대학원장, 이승복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임현의 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장 등 3명의 진술인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과 세부 조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여야 의원들이 한 차례씩 질의하는 식으로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국회 과방위 회의 모습 [사진=조성우 기자]
국회 과방위 회의 모습 [사진=조성우 기자]

진술인들은 연구현장에서 오랫동안 쌓여온 해묵은 현안들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 취지에 동의하면서 조속한 입법은 물론 후속조치와 사후관리까지 국회와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주기를 희망했다.

김연수 교수는 "추격형에서 선도형 R&D로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현재는 단기성과를 요구하고 정량적 평가 중심인데다 부처별로 제각각의 규정과 시스템을 갖고 있는 등 연구현장의 비효율이 심각하다"면서 "법안에 연구현장의 애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담기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법안의 취지가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 철학이 함께 변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복 교수는 "특별법의 가장 큰 의미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전반에 적용할 철학과 원칙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면서 "너무 다양한 규칙으로 인한 연구현장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정부와 연구관리기관, 연구기관, 연구자에 이르는 국가 R&D의 통합관리를 위해 법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국가는 연구자에게 최상의 연구환경을 제공할 책무가 있다는 조항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현의 실장도 "R&D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에 이를 제대로 정착시킬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임 실장은 특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말 할 수 있으려면 신뢰사회, 성숙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 법안 제정으로 과학기술계가 가장 먼저 모범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과학기술이 단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서 보다 더 큰 의미에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법 제정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질의에 나선 과방위원들은 대체로 국가연구개발제도의 혁신을 위한 법안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진술인들에게 법안에 더 추가하거나 보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물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특별법 제정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주로 제기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처음에는 굳이 특별법까지 만들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연구자들이 오죽하면 이런 법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복잡하고 서로 다른 규정을 통합하고 연구관리체제에 유연성을 부여하며 행정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문했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윤의원은 "취지는 이해하겠다. 하지만 이런다고 추격형 연구가 선도형 연구로 바뀔 수 있나. 특별법까지 만들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연구개발 효율화를 위해서는 출연연 통합부터 하는 게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혜 의원은 "연구개발비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데 연구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많고 연구현장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국민정서도 감안해야 한다. 특별법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과기정통부가 관할하기 힘든 다른 연구계까지 포괄하겠다는 게 가능한지"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도 법안 취지에 동의하지만 형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특별법이라는 명칭을 포기하거나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명칭 대신 구체적인 대상을 특정해 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포괄적으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 국회에서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안은 지난해 12월18일 이철희 의원 등 11인이 발의한 것으로 국가연구개발 혁신의 방향성과 철학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전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기준을 담고 있다.

현재 정부부처별로 다르게 운용되고 있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이 통합적·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하고,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 전반의 비효율과 불필요한 부담을 제거함과 동시에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연구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범부처 공통규범을 제정하고자 하는 취지다.

한편 이 날 과방위에서는 '원자력안전 정보공개 및 소통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도 연이어 진행됐다. 제정안은 원자력안전과 관련한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안전정보공유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방위는 두 제정법률안에 대해 향후 법안심사소위원회 등을 거쳐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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