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미·중 무역분쟁의 풍파가 미국과 중국이 아닌 국내증시에만 불고 있다. 국내증시의 기초체력이 약해지면서 대외 악재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주일간 2.48%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천억달러(약 237조원) 규모에 관세를 25%로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증시를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증시는 국내증시보다 낙폭이 적었다. 지난 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69% 하락했다. 국내증시보다 1.79%포인트 더 적게 떨어진 것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0.76%를, 나스닥지수도 –1.27% 하락하며 코스피 대비 선방했다.
같은 기간 중국지수도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증시보다 낙폭이 적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 1.94%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럽국가들은 오히려 강세였다. 독일 1.49%, 영국 2.02%, 프랑스 2.08% 등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주요국 대비 가파른 실적 전망치 하락 지속 ▲외국인 자금 이탈과 국내주식형펀드 자금 유출 지속을 꼽았다.
국내증시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 1분기 전체 코스피 상장사(12월 결산)의 영업이익은 2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6%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20조원으로 38.75% 줄었다.
주요국 대비로도 가장 낮은 순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올해 국내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2.7%다. 미국 3.6%, 유럽 4.7%, 일본 4.4%, 중국 15.7%, 인도 24.0% 등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한국은 역성장을 한 것이다.
◆코스피 회복 시간 필요… 실적개선 업종 '주목'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올해 4조4천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달들어 중국A주의 MSCI 신흥(EM)지수 편입으로 지수 내 한국 비중 축소 영향이 맞물리면서 수급적인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강세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거나 국내 실적 전망치의 반등이 필요하다"며 "다만 전반적 실적 개선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실적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 5세대 이동통신(5G), 은행, 헬스케어 등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기초체력) 환경이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민감도를 높였다"며 "수급이슈 등으로 코스피의 낙폭확대가 진행될 수 있지만 잠깐 반등할 경우 수출주·경기민감주의 비중 축소, 내수주·경기방어주의 비중 확대 전략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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