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SK텔레콤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공개했다. 음성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시각적 효과로 보완하는 한편, 내실을 키워 사용성을 보다 강화했다.
다만, 스마트홈 허브가 되기에는 호환성과 연결성 등에 아직 부족한 점도 눈에 띈다. 또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는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보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SK 정보통신기술(ICT) 그룹 내외로 '누구' 생태계 확장을 지속, 보다 탄탄한 생태계를 마련하는 등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은 디스플레이 탑재형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출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누구 네모는 7인치 디스플레이와 JBL 20W 출력의 스피커를 장착한 디바이스로 19만9천원에 판매된다. 기존 제품 반납시에는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보상판매안도 마련했다.
이미 업계에는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하는 형태의 트렌드가 형성되는 추세. 아마존, LG전자, 라인 등이 이미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시장 진입에 다소 늦었지만 그만큼 완성도를 키웠다는 설명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2016년 9월 누구 디바이스 출시 때부터 고민했던 형태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음성 중심에서 멀티 인터페이스 경험을 제공, 한편으로 답답했던 시각적 효과에 대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 네모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음악 감상 시 가사를 확인하고 실시간 환율정보와 증권정보, 운세, 지식백과 사전, 한영 사전 등 다양한 정보 확인도 가능하다. 기존에 제공하던 30여가지 생활밀착형 기능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드등과 나이트 모드 기능도 추가했다.
스피커 자체 하드웨어 성능도 강화했다. JBL스테레오 10W 풀레인지 드라이버 2개가 장착됐다. 저음을 증강시키는 4개의 패시브 레디에이터와 저왜곡 스피커 유닛이 탑재됐다.
특히, SK텔레콤은 '누구 네모'를 통해 학습 도우미 역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핑크퐁 놀이학습 5종을 무료 제공한다. 영상인식 기반의 어린이용 학습게임도 새롭게 개발했다.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옥수수 키즈 VoD' 콘텐츠도 무료 제공한다.
어린이의 시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가 화면 가까이 올 경우에는 화면을 자동으로 멈추고 뒤로 가기 안내를 해주기도 한다.
박 유닛장은 "키즈 콘텐츠는 내장된 형태로 들어간다"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연내 AI 플랫폼 확산 '기대'
SK텔레콤은 '누구 네모'를 통해 올해 AI사업을 보다 확장할 계획이다.
AI 스피커는 미래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즉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과의 호환성, 연결성이 필수. 제조업체들도 자체적인 AI 솔루션을 통해 저변을 넓히고 있어 제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형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SK ICT 그룹에 누구 플랫폼을 확장키로 했다. 연내 누구 플랫폼을 탑재한 SK브로드밴드 셋톱박스 3종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코딩로봇인 알버트에도 누구가 적용된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소비자거래(B2C) 시장까지 발을 넓힌다.
서드파티를 위해서는 오픈SDK 기반 고객접점을 확대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오픈 SDK를 하반기 누구 컨퍼런스에서 공개한다. 자주 쓰는 기능을 담은 오픈플랫폼 2.0도 기획하고 있다.
스마트홈 뿐만 아니라 차량에서도 AI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사업단과 함께 누구 플랫폼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탑재로 인해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통화도 AI 스피커를 통해 가능하다. 올해는 생태계를 늘리는 방향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상통화를 멀티 디바이스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박 유닛장은 "통화와 관련해서는 기존 스피커류만 되는데, 오는 8월 IPTV에 누구 플랫폼이 적용되면 누구 콜 기능을 넣으려 한다"며, "영상통화는 관련 기술 개발해서 내년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취학 아동 대상 역기능 등 개선점도
AI 스피커의 기능과 활용도, 확장성 등과 관련해서는 연내 발 빠른 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당장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출시된 '누구 네모'에 대한 전문성 결여는 아쉬운 대목이다.
박 유닛장은 "가정 내에서 대상이 주부와 아이였는데, 좀 더 교집합이 있는 키즈 콘텐츠가 AI 기능을 제공했을 때 고객의 피드백이 가장 나았다"며, "사용자 리서치도 많이 했는데 가장 최근에 피드백을 받아 일정 부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불호가 있어 이를 한번 시장에 내보자 해서 의사결정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지만 화면 해상도도 최근 출시된 제품 대비 낮은 720p에 그친다. 하드웨어 성능이 낮아 화면 인터페이스(GUI)의 움직임도 매끄럽지 않다는 것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해보이는 대목. 단순 영상을 시청하는 것뿐만 아니라 UX 지연현상도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리서치 또한 내부 리포팅 조직을 통해 도출해 낸 결과다. 엄밀하게는 일반인들로 이 중 전문가의 감수나 의견 수렴 과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디지털 과의존에 따른 역기능에 대한 점검 없이 대상에 단순 서비스 제공만을 바라본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박 유닛장은 "안에 타이머 기능이 있지만 그만 보라는 등 기능은 들어가 있지 않다"며, "장시간 보는 콘텐츠는 구성돼 있지 않고 10~20분 단위"라고 답했다.
부모가 콘텐츠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아동 대상 활용 등에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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