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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LG전자 'G8 씽큐', ABCD 완성작…품격 높인 플래그십폰


촬영도 게임도 모두 '굿'…'와우 포인트'는 아쉬워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가볍고 매끄러웠다. 'LG G8 씽큐(ThingQ)'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든 생각이었다. 전작인 G7, V40 씽큐를 손에 쥐었을 때의 첫 느낌도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광으로 처리된 후면은 매끄러워 촉감이 좋았다. 후면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이러한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느낌이었다. 괜찮은 첫인상이었다.

LG전자가 이달 22일 국내 시장에 전략 스마트폰 G8 씽큐를 출시했다. G7 씽큐보다 전반적인 기능을 높이면서도 출고가는 89만7천600원으로 전작 대비 동결 수준이다. 이에 LG전자가 이제는 '가성비'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수 일 동안 써 보니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을 높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총평을 하자면, LG전자가 G6 이후 강조한 ABCD(오디오·배터리·카메라·디스플레이)의 완성작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G8 씽큐의 모습. [출처=LG전자]
G8 씽큐의 모습. [출처=LG전자]

◆여전히 강력한 사운드·디스플레이…음악·영상 감상에 좋아

가장 큰 장점은 G7·V40 씽큐와 마찬가지로 사운드다. 특히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스피커'를 적용해 디스플레이 전체에서 소리가 난다. 제품 하단의 붐박스 스피커와 동시에 작동해 화면 어디에 귀를 대도 균일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화면 전체가 스피커 진동판이 되다 보니 소리도 더욱 풍성해진다. 소리가 나는 면적이 더욱 넓어져서 그런지 제법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도 소리가 큰 차이가 없게 느껴졌다.

이어폰을 끼면 하이파이 쿼드 DAC가 작동된다. 전작에도 탑재된 기능으로, 상대적으로 저가 이어폰을 쓰더라도 마치 고급 이어폰을 낀 것과 같은 음질을 제공한다. 입체 사운드 시스템인 DTS:X이 결합돼 사운드는 더욱 풍성해진다. 특히 기자는 록 음악을 좋아하는데 록과의 '케미'가 정말 잘 맞았다. 중저음이 강조돼 드럼 및 베이스 연주가 더욱 또렷이 들린다.

G8 씽큐로 재생한 고화질 동영상.
G8 씽큐로 재생한 고화질 동영상.

디스플레이는 6.1인치 디스플레이로 G7 씽큐와 달리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G7 씽큐의 색감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G8 씽큐는 OLED를 적용해서인지 전체적으로 색감이 더욱 뛰어나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같은 화면을 재생하면 더 밝고, 더 선명하다. 고화질 동영상을 볼수록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노치 디자인의 단점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 영상을 볼 때 노치의 검은 부분과 디스플레이의 검은 부분 간 구분이 육안으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Z카메라, 차별화 포인트이긴 한데….

LG전자가 공개 전부터 그토록 강조했던 카메라도 살폈다. 전면 듀얼카메라와 후면 트리플카메라의 화소 수는 V40 씽큐와 같고, 후면카메라의 조리개 값도 F1.5~2.4로 동일하다. 다만 전면 심도카메라에 ToF 센서를 탑재해 'Z카메라'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큰 차이다.

Z카메라부터 경험해 봤다. Z카메라는 LG전자가 제품 공개 전부터 G8 씽큐의 특장점으로 열심히 소개했던 특화 기능이다. 그런 만큼 Z카메라를 통해 여러 가지 장점이 추가됐다. 전면 카메라의 아웃포커스 기능이 더욱 정교해져 셀프카메라를 더욱 선명하게 찍을 수 있게 됐고, 에어모션과 정맥인식, 얼굴인식 등 새로운 기능도 Z카메라를 통해 구현된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체험해 보니 다소 미묘했다. 전면 카메라에 적용된 아웃포커스는 Z카메라를 통해 화면 흐림 정도가 더욱 정교하게 조절돼 해당 기능이 확실히 극대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가 깎인 가장 큰 이유는 에어모션과 정맥인식의 낮은 인식률이었다.

G8 씽큐에서 직접 에어모션을 실행한 모습.
G8 씽큐에서 직접 에어모션을 실행한 모습.

에어모션은 손의 위치·제스처 등으로 터치 없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기능이다. Z카메라 위에 손을 펼치면 기능이 실행됨을 알리는 상단 바가 뜨는데, 이 때 손을 좀 더 멀리 떨어뜨려 손가락 끝을 카메라를 향하게 하면 상단에 컨트롤러가 나타나 터치 없이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기능 실행이 너무 어렵다. 컨트롤러가 나타나 실제 에어모션을 실행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30분이 넘게 매달리고 이후에도 수시로 시도했지만 성공 확률이 높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에어모션 기능을 그냥 꺼 버렸다.

정맥인식 역시 마찬가지다. 팔뚝에 불거진 정맥을 ToF 센서로 인식해, 이후 팔뚝을 스마트폰 앞에 대면 사용자를 인지하고 잠금을 해제한다. 그러나 역시 성공률이 너무 낮다. 스마트폰과 팔뚝 간 거리 조절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그나마 성공했을 때는 빠르게 인식했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 큰 의미는 없었다. 그래도 얼굴인식은 성공률이 높았다. 다만 아무래도 어두운 곳에서는 인식률이 다소 떨어졌다.

무엇보다 거리 조절에 익숙해져 이 기능들을 수월하게 쓸 수 있게 되더라도, 과연 얼마나 실용성이 뛰어날지는 의문이다. 에어모션은 손이 더러울 때나 운전 중일 때 간혹 유용할 수 있겠지만 굳이 터치 대신 사용할 만한 상황이 딱히 많지는 않아 보인다. 정맥인식은 팔뚝을 스마트폰에 대는 과정 자체가 귀찮다. 기기를 눈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되는 홍채인식도 번거롭다는 이유로 점차 일반 스마트폰에서는 빠지고 있는데 말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역광 상황에서도 촬영 걱정 없어

지난해 V40 씽큐를 체험해 보면서 촬영 용도로 매우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G8 씽큐도 마찬가지였다. V40 씽큐와 비교해 이미지센서·렌즈 등 하드웨어 스펙 자체가 눈에 띄게 향상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부가 기능을 추가해 보다 다채로운 상황에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위가 다소 어두울 때나 역광이 비칠 때, 빛의 포화를 방지하고 노이즈를 최소화해 실제 시야와 비슷한 정도로 사진을 연출해 준다. 이 때문에 저녁 노을을 찍을 때나 야경을 촬영할 때 별다른 설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다만 기존 G7 씽큐에 있던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가 빠지면서 매우 어두운 상황에서 전작보다 피사체가 어둡게 찍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코엑스 외부를 G8 씽큐로 찍은 사진. 나이트 뷰 모드로 촬영하면 주면 빛 번짐 현상을 더욱 줄여 눈에 보이는 것과 매우 비슷하게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다.
코엑스 외부를 G8 씽큐로 찍은 사진. 나이트 뷰 모드로 촬영하면 주면 빛 번짐 현상을 더욱 줄여 눈에 보이는 것과 매우 비슷하게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다.

아웃포커스 기능을 통해 피사체를 강조한 사진.
아웃포커스 기능을 통해 피사체를 강조한 사진.

앞서 Z카메라 부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아웃포커스 기능은 조건만 갖춰진다면 전면·후면 모두 상당히 뚜렷하게 구현된다. 전면 아웃포커스는 셀카를 찍을 때, 후면 아웃포커스는 피사체를 강조할 때 유용하다. 설정에서는 최대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이번 작에서는 동영상에도 아웃포커스 기능이 있어 특정한 피사체를 영상으로 촬영할 때 좋다. 다만 주위가 어두우면 아웃포커스 기능은 작동되지 않았다.

AI카메라는 간혹 동물 인형을 음식으로 인식하는 등 오작동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대체로 정확히 사물의 카테고리를 파악했다. V40 씽큐에도 있는 트리플샷과 트리플 프리뷰 기능으로는 후면 초광각·일반·망원카메라로 찍힐 사진을 미리 볼 수 있고, 한번에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면에서 편리한 기능이다. 전면 카메라의 스튜디오 기능에는 '스포트라이트' 효과가 새로 추가됐는데 전반적으로 얼굴이 더욱 화사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날 미세먼지가 낀 밤이었음에도 유치원 버스의 노란 색감이 비교적 잘 살았다.
이날 미세먼지가 낀 밤이었음에도 유치원 버스의 노란 색감이 비교적 잘 살았다.

◆게이밍폰으로도 고려 가능…배터리 수명은 '훌륭'

LG G8 씽큐는 국내 출시 스마트폰 중 최초로 퀄컴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했다. 7나노미터(nm) 공정이 적용된 프로세서로, 배터리 효율과 카메라·음성·게이밍·음향 등을 전작보다 강화된 성능으로 구현한다.

스냅드래곤 855의 뛰어난 성능은 고사양 게임을 통해 진가가 나타난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그래픽 설정을 모두 최고 옵션으로 맞춰 놓고, 화면 밝기를 최대로 한 채 약 1시간30분 동한 플레이해 봤다. 일부러 적들이 많은 곳에서 각종 스킬을 쓰며 최대한 많은 그래픽 효과가 나타나게 했다.

플레이 결과 한 번도 프레임이 떨어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등의 현상이 없었다. 로딩 시간도 매우 짧아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여기에 앞서 장점으로 언급한 풍부한 사운드와 색감이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G8 씽큐에서 직접 게임을 즐기는 모습. 기사를 다 쓴 후에 따로 실행한 게임이라 화면에 표시된 배터리 잔량이 기사에 언급한 것보다는 다소 적다.
G8 씽큐에서 직접 게임을 즐기는 모습. 기사를 다 쓴 후에 따로 실행한 게임이라 화면에 표시된 배터리 잔량이 기사에 언급한 것보다는 다소 적다.

쿨링 시스템도 괜찮았다. 2시간 동안 그야말로 스마트폰을 '풀가동'했지만 발열 정도가 생각보다는 낮았다. 웬만한 게임을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최적의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 이런 점을 따져 볼 때 게임 용도로 G8 씽큐를 장만해도 별 문제는 없어 보였다.

G8 씽큐의 배터리 용량은 3천500mAh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보다 약간 크다. 기본 배터리 용량도 적잖은 데다가 스냅드래곤 855의 배터리 효율이 높아 실제 체감 수명은 꽤 길었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1시간30분 동안 하는 동안 배터리 잔량은 78%에서 57%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유튜브에서 1시간 동안 동영상을 보면서는 배터리가 약 8% 정도 줄었다.

램(RAM)은 6GB, 내장메모리는 128GB다. 다만 SD카드를 통해 최대 2TB(테라바이트)까지 용량 확대가 가능하기에 용량 부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결론: 뛰어난 기본기 속 아쉬운 '와우 포인트'

사실 가격으로 볼 때나 내장메모리·램(RAM) 크기로 볼 때나 G8 씽큐와 가장 많이 비교될 만한 경쟁사의 스마트폰은 '갤럭시S10e'다. G8 씽큐가 카메라 숫자·화면 크기·배터리 등에서 우위라면 갤럭시S10e는 휴대성 등에서 우위다. G8 씽큐의 노치와 갤럭시S10e의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G8 씽큐의 엣지 디스플레이와 갤럭시S10e의 플랫 디스플레이 간의 차이는 개인 취향의 영역으로 보인다.

갤럭시S10e를 주로 콤팩트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이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만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그래도 6인치 이상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G8 씽큐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스마트폰의 'ABCD'로 불리는 카메라·디스플레이·오디오·배터리 성능은 상당하기 때문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역할을 하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느꼈다.

다만 에어모션·정맥인식 등 새로 추가한 기능들의 존재감 및 실용성은 아쉽다. 그래서일까, G7나 V40 씽큐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솔직히 말하면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 이들이 전작들과 차이를 주는 핵심 기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들 기능이 이후 모델에서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말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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