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신규요금제 출시로 알뜰폰(MVNO)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알뜰폰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이동통신시장의 8월 번호이동(MNP) 회선 수는 52만1천836건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업자별 순증 수는 ▲LG유플러스 1만2천4건 ▲SK텔레콤 5천294건 ▲KT 1천306건이었고, 알뜰폰은 1만8천604건이 줄었다.
번호이동시장에서 알뜰폰의 가입자 감소는 지난 5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가입자 순감 수는 5월 9천149건에서 6월 7천211건, 7월 2만721건이었다.
이는 이통3사의 신규요금제 출시와 관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에 KT는 요금구간별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데이터ON' 요금제로 요금제 경쟁의 포문을 열었고, 7월 SK텔레콤, 8월 LG유플러스로 이어지며 알뜰폰 가입자들이 빠져나갔다는 것.
특히 7월에는 알뜰폰에서 SK텔레콤으로 옮긴 고객이 3만4천201명이었고, 8월에는 알뜰폰에서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가 1만7천536명이나 됐다.
◆4개월 연속 가입자 순감…대책은?
지난해에는 알뜰폰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이통사의 표적 마케팅이 벌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이 같은 마케팅 탓에 가입자 순감이 빚어지는 정황은 확인된 바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따라서 이처럼 알뜰폰 가입자가 순감한데는 알뜰폰 요금제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통사와 유사한 요금제를 기준으로 알뜰폰 요금제가 30%는 저렴해야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통사의 요금제는 유무선 상품의 결합할인과 멤버십 등 요금제와 별개의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가 월 3만3천원에 무제한 음성·문자와 데이터 1~1.3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고, 알뜰폰 사업자는 이 가격에 선택약정할인 25%를 적용한 2만4천750원의 70%, 즉 1만7천원대 초반에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해야 경쟁력이 보장된다는 것.
그러나 알뜰폰 큐레이션 사이트 '알뜰폰 허브'를 보면, 무제한 음성·문자와 1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KT엠모바일의 유심요금제 1종(1만7천380원)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요금제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도매대가가 내려가거나 이통사의 결합상품에 필적하는 수단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알뜰폰 가입자 이탈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회에는 알뜰폰 도매대가 제도를 원가기반 산정방식으로 바꾸고, 동일망을 사용하는 이동통신사–알뜰폰 간 결합할인상품 출시를 가능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된 상태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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