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종호 기자] '금융사들과의 전쟁'을 언급했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장들이 총 출동한 상견례 자리에서 "쓸모 있는 금융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2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권이 금융권에서도 맏형이니 중개기능 활성화 등을 많이 도와달라 했고 특히 금융의 신뢰 확보를 위해서 애써달라고 당부했다"고 간담회 내용을 전했다.
이날 윤 원장은 은행장들에게 지배구조 개선 문제도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윤 원장이 최근 발표한 '금융감독혁신 과제' 중 하나다.
앞서 몇몇 은행에서 대출금리를 부당하게 더 받아내 도마 위에 올랐던 금리 산정체계 사안도 간담회에서 다뤄졌다. 간담회가 끝난 뒤 윤 원장은 최근 지방은행에 대한 금리 산정체계 검사를 시중은행으로 추가 확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해보겠다"고도 언급했다.
윤 원장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중개기능 활성화 ▲저신용·채무취약계층 배려방안 ▲청년 일자리 창출 ▲금융사고 예방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 ▲KPI(핵심성과평가지표) 체계 개선 ▲가계부채 등 건전성 관리 등을 당부했다.
이 중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 김태영 회장은 은행권이 올해 채용규모를 전년대비(2973명) 약 54% 가량 확대된 46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달했다. 앞서 상반기에 1500명을 채용했고 하반기에는 3100명을 추가로 뽑는다는 설명이다.
그밖에도 일자리창출 목적 펀드와 금융산업 공익재단설립 등 향후 3년간 은행권 공동으로 7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행사는 윤 원장이 취임 직후 처음으로 행장들과 만나는 자리라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22개 사원은행장과 유관기관장 등이 전원 참석했다.
특히 앞서 윤 원장이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이라고 언급하면서 당국과 업계간 긴장감이 고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원장이) '호랑이' 아저씨가 아니라 이웃 아저씨같다는 농담을 했다"며 상견례 분위기가 예상처럼 딱딱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어 "윤 원장이 여러가지 강조한 부분에 대해서 은행장들이 다 공감하고 있으니 앞으로 시행과정에서 서로 잘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에도 금감원장과 만찬 자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김 회장은 "필요에 따라 지방은행 등 그룹을 지어서 각 이슈에 맞게 논의하는 자리는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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