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 글래스루이스의 반대 입장으로 암흑에 쌓이게 됐다. 개편안 핵심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주주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평가하며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유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안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29일 열린다. 회사 분할이나 합병이 주총에서 통과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의 3분의 1이상,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반대 의견을 낸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자문사로 꼽힌다. 따라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개편안의 핵심 골자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주주에서도 외국인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게 문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대차그룹 계열사 등 우호지분이 30.17%다. 반면 외국인이 절반에 가까운 47.77%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국민연금 9.82%, 엘리엇 1.6%, 기타주주 12.24%로 주주가 구성돼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정몽구 회장 등 우호지분 비율이 51.38%에 달한다. 이외에 외국인 32.66%, 국민연금 10.8%, 기타주주 5.16% 등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양사의 외국인 주주 전부가 주총에서 글래스루이스 의견대로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단일주주로서 현대모비스 2대 주주이자 현대글로비스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표와 관계없이 개편안은 부결된다.
이번 개편안에 대해 1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 ISS의 찬반 의견이 나오는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주총 통과의 관건인 외국인 표심이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존속법인)과 사업부문(분할법인)으로 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하는 계획을 밝혔다.
동시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통합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 교환,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제철‧글로비스 보유 모비스 투자부문 지분 매입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에 대해 “수익성 있는 사업부문과 상당량의 현금을 관련성이 적어 보이는 물류업과 합병하려고 분할한다면서 설득력 없는 근거만 내놓고 있다”며 “이 개편안은 분명히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당한 가치를 옮겨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규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는 점을 주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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