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기능성 과일음료인 '스무디' 시장을 두고 신세계그룹과 SPC그룹이 최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스무디킹과 SPC그룹의 잠바주스 매장 수는 현재 각각 112개, 22개다. 이 중 가맹점 수는 스무디킹이 83개인 반면, 잠바주스는 1개에 불과하다. 두 브랜드 모두 영역 확장을 위해 지난해부터 가맹점 모집 활동에 적극 나섰지만, 신세계의 유통망을 잘 활용해 가맹점주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스무디킹과 달리, 잠바주스는 전략에 한계를 드러내며 창업희망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는 상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5년 '스무디킹'을 인수한 후 공격적으로 출점하고 있으나,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잠바주스'를 2011년 국내에 론칭한 후 몇 년째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5월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 처음 들어온 스무디킹은 1973년 미국에서 스티브 쿠노가 창립한 회사다. 스무디 음료의 원조로 통하는 이 브랜드는 2012년 국내에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한국에서 급성장했고, 이에 힘입어 한국지사가 2009년에 일본 판권을, 2012년 7월에 미국 본사까지 인수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들어서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스무디킹은 2012년 영업손실 6억원, 당기순손실 25억원으로 적자전환 된 후 몇 년간 위기 상황이 이어졌다.
이후 '스타벅스'를 성공적으로 키운 정 부회장이 스무디킹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2015년 10월 직접 나서 스무디킹코리아 지분 전량을 신세계푸드를 통해 약 17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을 품에 안은 뒤 이듬해부터 체질개선에 적극 나섰고, 고비용 저효율 매장을 정리하며 가맹사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그 결과 스무디킹 매장 수는 신세계푸드가 인수할 당시 직영 33개, 가맹 67개에서 지난해 말 직영점 29개, 가맹점 83개로 대폭 늘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2016년부터 젊은층을 타깃으로 판매하던 과일 스무디 외에 그릭 요거트, 곡물, 제철과일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여 중·장년층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계절적 특성을 줄이기 위해 커피, 샌드위치 등으로 메뉴를 늘렸다"며 "'스무디킹' 브랜드를 활용한 상품도 만들어 이마트, 이마트24 등에서 판매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계절과 날씨 영향을 덜 받는 복합쇼핑몰, 대형할인매장 내에 매장을 오픈하면서 집객력을 높여 가맹점주들의 매장 운영 만족도를 높이는데 힘썼다"며 "신세계가 가진 유통망도 적극 활용해 가맹점 모집에 나서면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매출 202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던 스무디킹은 신세계푸드에 인수된 지 2년만인 지난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 가맹점의 신뢰를 얻은 덕분에 112개 매장 중 2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다매장 점주의 매장 수도 15개에서 29개로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말까지 스무디킹 가맹점 120개, 전체 매장 수를 145개로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맹점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리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와 달리 비효율 매장을 정리해 현금 유동성을 높이고, 상품 개발 등 제조업을 강화하는 역발상 경영을 펼친 것이 좋은 경영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SPC그룹이 전개하는 '잠바주스'는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을 걸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운영은 되고 있지만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다 '쥬씨' 등 저가형 신규 브랜드에도 밀렸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또 수익성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5월부터 가맹점 모집에 적극 나섰지만 아직까지 코엑스점 1곳만 확보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신규 직영점도 5~10개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잠바주스는 경기도 분당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왔지만 한국 진출 8년째인 올해 전국에 22개 매장만 운영되고 있다. 이는 작년과 같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잠바주스는 허 회장의 아들인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들여온 브랜드"라며 "이를 철수하게 되면 허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치명타를 입게 돼 SPC그룹 내부에선 브랜드를 정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현재 저가 브랜드도 많고 시장 환경이 많이 바뀐 탓에 수익성을 고려해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 있어 (가맹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AK수원점을 시작으로 인천공항 T2점 등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매장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변경해 시장 반응을 살펴보며 올해 가맹점 모집 등을 통한 사업 확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