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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bhc, 진흙탕 싸움에 가맹점만 '불안'


BBQ, 2013년 bhc 매각 후 소송 줄이어…"전체 시장 위기 올 수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위 bhc가 한 때 모기업이었던 BBQ와의 끊이지 않는 소송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bhc와 BBQ의 갈등은 2013년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수차례 있었지만, 최근에는 양측간 소송이 빈번해지고 감정이 격화하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bhc가 급성장하며 매각된 지 3년 만에 BBQ를 제치고 매출 기준 2위 업체로 올라선 후 BBQ의 끊임없는 소송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 심화됐다. 이로 인해 가맹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bhc와 BBQ의 갈등은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이 bhc를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BBQ는 bhc 매각 당시 몸값을 높이고자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를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겼고, bhc로부터 10년간 물류용역과 소스·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받겠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BBQ는 이 계약으로 경쟁사에 신메뉴 개발 등 중요 정보들이 유출된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10월 bhc와 각각 물류계약, 상품공급계약을 해지했다.

당초 이 계약은 BBQ가 기본 10년에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기간을 5년 연장하는 방식이었지만, BBQ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bhc는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BBQ가 이 같이 나온 것을 두고 bhc에 순위가 역전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bhc가 작년 4월 공식 자료를 통해 2016년 매출액이 2천326억원을 기록, BBQ(2천197억원)를 넘어서며 업계 2위에 올랐다고 발표하면서 BBQ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BBQ의 이 같은 행동을 두고 bhc는 소송으로 맞섰다. bhc는 지난 26일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BBQ에 상품공급대금 등 537억원 규모 청구소송을 냈으며, 전체 손해액은 2천700억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bhc는 작년 물류계약대금 청구소송처럼 일단 일부에 대해 배상을 청구한 후 청구취지변경을 통해 배상액을 올릴 예정이다. 물류계약대금 청구소송에선 135억원으로 제기했다가 6개월 후 배상액을 2천360억원으로 올렸다.

이에 대해 BBQ는 격분했다. BBQ는 이날 공식 자료를 통해 "각종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bhc가 과거 맺었던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반적인 법 상식을 넘어선 천문학적 소송금액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BBQ 관계자는 "물류용역·식품공급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금액이 지금까지 약 3천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단순 소송을 넘어 BBQ를 고의로 흔들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bhc는 BBQ가 이 같이 나서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bhc 관계자는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는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중요 피해액을 산정한 것을 두고 언론 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판단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 맞섰다.

◆BBQ "bhc, 소송금액 잔뜩 부풀려…저의 의심"

BBQ는 2013년 bhc 매각 당시 'bhc가 BBQ 계열사의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 간 공급하도록 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영업기밀유출 등을 이유로 물류계약을 해지했다.

BBQ에 따르면 bhc의 물류용역 관련 보장 영업이익률은 15.7%, 상품공급 관련은 19.6%다. 계약상 보장해줘야 할 영업이익은 남은 기간 6년을 고려하더라도 각각 10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할인하면 액수가 더 적어진다는 게 BBQ의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bhc는 미래 매출 증가 예상분까지 소송금액에 포함시켰고, 추가 연장 계약 기간 5년도 집어넣었다"며 "물류용역·상품공급 계약 기간은 양 측의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어야 5년 연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각되자마자 bhc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 사의 관계가 악화될 대로 됐는데 어떻게 거래를 유지할 수 있느냐"며 "잔뜩 부풀린 소송금액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BBQ가 2012년 부채비율이 4만9천238%에 달하자 이를 해결하고자 상장을 추진했지만 하지 못하고 bhc를 매각했다"며 "당시 매각금을 높이기 위해 물류용역계약, 상품공급계약을 15년동안 bhc를 통해 이용한다는 조건을 걸어 매각금액을 높였고 이후 2013년 BBQ 부채가 816%로 상당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BBQ는 자본잠식 상태로, 작년 물류소송이나 이번 상품공급계약 모두 계약위반으로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재작년 영업이익이 190억원으로, 이번 일로 회사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BBQ는 bhc가 과거 영업이익률을 초과하는 이익분을 BBQ에 돌려줘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계약상 초과이익은 매년 정산하게 돼 있는데 bhc는 승인하지 않은 회계법인이 들어와 실사를 했다는 명목으로 2013년 이후 몇 년째 실사도 못하게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BBQ는 bhc가 2012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BBQ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BBQ는 bhc의 기업공개(IPO)가 여의치 않자 매각으로 전략을 바꿨다. 여기에 관심을 보인 곳은 씨티그룹 계열의 PEF(사모투자펀드)인 씨티벤처캐피탈(CVCI)이었다. CVCI는 씨티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된 후 로하틴그룹(TRG)으로 변경됐다. TRG는 특수목적회사(SPC)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FSA)를 설립해 2013년 6월 bhc를 1천130억 원에 인수했다.

BBQ 관계자는 "TRG는 이듬해인 2014년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매매계약서 상 가맹점 숫자가 잘못 표기됐다는 이유로 우리를 제소했다"며 "ICC가 bhc 손을 들어줘 96억원을 배항해야 했지만 매각 관계자였던 박현종 부사장을 bhc 공동대표로 임명하면서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BBQ는 bhc에 반격을 시작했다. 우선 지난해 7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으로 bhc의 전·현직 임직원을 형사 고소했다. bhc의 전·현직 임직원이 2013년 7월부터 2년 간 BBQ의 신메뉴 출시, 사업 계획서, 마케팅 자료 등을 내부 정보통신망에 무단 접속하는 방법으로 빼내갔다는 판단에서다.

또 BBQ는 지난해 11월 박현종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도 고소했다. bhc 매각의 핵심 인사였던 박현종 당시 전무가 가맹점포수를 산정하면서 개점 예정 점포수를 과다 산정하고 폐점 예정 점포수를 과소 산정해 BBQ로 하여금 배상토록 했다는 내용이다.

BBQ 관계자는 "bhc의 행태에 과거 한 식구였던 점을 고려해 계속 참아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사법당국이 엄정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bhc "BBQ 주장, 모두 근거 없어"

BBQ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bhc는 "근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BBQ가 박 회장 등을 고소했지만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이 조사를 받은 후 무혐의 처리가 된 상태에서 이를 다시 문제 삼고 있다고 격분했다. 또 BBQ가 매각 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bhc의 사업을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bhc에 따르면 BBQ는 2013년 6월 말 BBQ가 독립경영하기 시작할 때부터 bhc 인근 매장에 출점해 상권을 보호하지 않고 영업을 방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hc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송을 걸어 승소했지만 BBQ가 이에 대한 배상을 하지 않았다"며 "결국 BBQ 문정동 사옥을 경매신청한 후 배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BBQ는 bhc 매각 당시 물류재고가 장부상 재고와 20억원 가량 금액이 맞지 않자 bhc 물류직원들을 횡령이라 주장하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들은 무혐의 처리가 됐지만 소속이 BBQ에서 bhc로 바뀌자 BBQ가 힘이 약한 직원들을 상대로 일부러 소송을 걸었다는 것이 bhc의 주장이다.

이 외에도 BBQ는 2014년 직원을 통해 bhc 소스도 훔쳐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여러가지 내용으로 bhc를 검찰에 고발하며 끊임없이 괴롭혔다. bhc는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재 양측은 2014년 배송차량 랩핑 소송과 bhc에 대한 BBQ의 인터넷 사이트 비방글 게재 관련 소송 등이 진행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BBQ와 bhc의 상호 비방·소송전이 계속되면서 결국 매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불안감만 더 커지고 있다"며 "양측의 싸움으로 소비자들 반응도 싸늘해지면 결국 전체 시장 파이만 줄어 업계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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