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삼성중공업이 올해와 내년을 통틀어 영업이익 적자 7천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6일 공시했다. 또 금융경색 등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700억원 규모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4분기 약 5천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2017년도 적자를 4천900억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또 2018년도에 매출 5조1천억원, 영업이익 적자 2천400억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의 적자는 근본적으로는 지난해 전세계적인 조선 시황 악화로 인한 수주실적 급감이 원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치며 당초 수주목표로 세웠던 53억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조선업의 특성상 그 해 수주는 1~2년 뒤에나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지난해의 수주 부진이 올해 4분기와 내년도 실적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 및 비용감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그로 인한 향후 매출원가 증가분, 올해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및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증가 등을 실적에 반영한 결과 이 같은 전망이 나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018년에는 매출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회계 기준에 따라 내년도 실적에 반영해야 하는 판매관리비 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감소 및 고정비 부담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또 오는 2018년에 조업이 가능한 단납기(短納期)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수주 시점이 지연되면서 내년도 조업 가능 물량이 감소했고, 구조조정 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올해 수주실적 67억달러 중 당장 내년에 발생하는 매출은 2조7천억원에 불과하다. 인력 역시 노·사간 합의 지연 등으로 700명 정도를 줄이는 데 머물러, 당초 회사가 세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적용되는 자구안에 따라 내년 말까지 직원 1만4천명 중 30~40%를 줄여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2018년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올해 4분기와 내년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삼성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 전망 등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과 달리 조기에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하면서 현재의 회사 상황을 선제적이고도 투명하게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영실적 악화로 인한 향후 자금조달 여건 경색 등에 대처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은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내년 5월 초 완료 일정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은 1조3천억원이다. 2018년에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자금 수지는 9천억원(순현금유입)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회사채 등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실적 악화에 따른 금융권의 추가적인 여신 축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적자는 매출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오는 2019년부터는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며 "현재 발주처와 협상을 진행 중인 에지나 FPSO 등 해양 공사의 체인지오더(공사비 추가정산)는 이번에 밝힌 2018년도 실적전망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