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올해 스마트폰 절반 이상이 OLED 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워치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구현을 위한 디스플레이로는 마이크로LED가 부상하고 있다.
찰스 리 플레이나이트라이드 CEO는 최근 현재 기술 개발 상황을 볼 때 마이크로LED 생산은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한 대만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플레이나이트라이드는 올해 하반기 마이크로LED의 시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플레이나이트라이드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LED전문업체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인수설은 헤프닝으로 지나갔다.
마이크로LED를 정의하는데 있어 정확한 기준이 확립되지는 않았으나 대체적으로 마이크로미터의 작은 크기를 갖춘 초소형발광다이오드를 일컫는다. 100마이크로미터(㎛)에서 10마이크로미터까지 언급되고 있다. 자체발광이 가능한 LED를 마이크로단위로 잘게 쪼개 마치 하나의 화소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백라이트가 필요없다. 각각의 LED가 적녹청색을 표현할 수도 있다.
초소형의 LED를 붙이는 방식이기에 휘거나 접을 수 있게 디자인할 수 있다. 플렉시블 형태에서 스트레처블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을 사용해 내구성이 높고, LED 특성상 전력효율도 OLED 대비 5배 가량 높다.
많은 장점을 갖춘 디스플레이 기술이지만 난제도 쌓여있다. 우선 LED 크기를 얼마까지 잘게 쪼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플렉시블이나 리지드 기판에 이송시키는 전사 공정도 중요하다. 원가가 비싸고 공정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가격적인 합리성도 따져야 한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리 CEO는 마이크로LED를 기판에 이송시키는 전사 공정 고도화를 이뤄, 실험실 수율 99%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험실에서는 20만개의 마이크로LED칩을 대량으로 이송 및 전사하는데 약 10초 정도가 소요됐다. 5인치 마이크로LED 패널을 생산하는데는 약 10분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술적 난제가 해결돼 다음 문제인 생산 비용 절감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지목했다. OLED 대비 마이크로LED 패널의 비용은 3배에서 5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에 장착될 수 있는 마이크로LED 패널을 예로 들긴 했으나 우선적으로 적용 가능한 부문은 소형 기기 또는 대형 사이니지 등이 꼽힌다. 스마트폰은 마이크로LED를 적용했을 때 가장 고난이도의 디바이스다. 피치가 좁고 해상도가 높기 때문이다. 마이크로LED를 더욱 작고, 더 촘촘하게 깔아야 한다.
이러한 기술 및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마이크로LED는 초기 스마트워치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용 디바이스의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Yole)에 따르면 오는 2019년 마이크로LED 스마트워치 보급율은 12%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오는 2020년부터는 30% 수준으로 성장한다. 그간 AR과 VR에서도 점진적인 보급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LED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애플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특히 마이크로LED에 대한 야심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열린 세미나에 연사로 나선 안종현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애플은 2018년 애플워치에 마이크로LED를 탑재하겠다고 하면서 대만에 공장을 세우고 있다. 2020년이면 아이폰도 마이크로LED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마이크로LED전문업체인 럭스뷰를 인수했다. 럭스뷰는 정전기를 이용해 LED를 이송 및 전사할 수 있는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대만에 R&D센서를 구축한데 이어, 생산공장까지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도 마이크로LED에 관심을 두고 있다. 폭스콘은 자회사인 사이버넷을 통해 미국 마이크로LED관련업체인 이룩스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해 인수한 샤프와 함께 마이크로LED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곳에는 대만 이노룩스와 AUO포함돼 있다. 두 업체 모두 마이크로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염두에 두고 있다.
대만산업기술연구소(ITRI)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마이크로LED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만 매크로블록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LED는 대형화에도 유리하다. 다만 TV분야보다는 대형 사이니지 시장에 선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는 소니가 마이크로LED 기반 TV를 지난 2012년 첫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클레디스라는 명칭으로 대형 스크린을 공개,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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