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과자를 즐기는 성인들이 많아지자 제과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맛의 이색 제품 출시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과자의 주소비층이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달고 짠 과자 일색이었지만 최근에는 성인 고객들이 좋아하는 '매운맛'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몇 년간 일본 선술집 콘셉트의 음식점 등 주류 판매점을 중심으로 '타코와사비'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와사비'에 길들여진 성인들을 위한 관련 제품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현재 '타코와사비' 맛에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해 9월 빙그레가 출시한 '꽃게랑 고추냉이'를 시작으로 해태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뿐만 아니라 라면, 치킨, 편의점까지 '와사비맛' 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 '꽃게랑 고추냉이'는 작년 9월 출시된 후 현재까지 누적 매출 1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3개월간 월평균매출은 3억원으로, 같은 기간 꽃게랑 오리지널 월평균 매출(3억8천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86년 출시된 꽃게랑은 2014년까지 연매출 40억원대로 정체상태였지만 빙그레가 자체 소비자 조사를 통해 2015년 '꽃게랑 불짬뽕', 지난해 '꽃게랑 고추냉이'를 내놓은 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실제로 꽃게랑 연매출은 2015년 50억원, 2016년 7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혼술족 안주용 등으로 성인들의 과자 취식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기존의 맛 외에 새로운 맛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면서 '와사비맛'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새로운 맛을 구현한 신제품 개발에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도 지난해 11월 '자가비 고추냉이'를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월 평균 매출 4~5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삼양식품도 지난 2월 '프리즐 고추냉이맛'을 내놨다. 삼양식품은 기존 프레즐 스낵이 딱딱하고 너무 짜다는 의견을 반영해 바삭한 식감과 담백한 맛을 더 살려 이 제품을 출시했다.
오리온 역시 최근 와사비 풍미를 더한 '눈을 감자 와사비맛'을 선보였으며 소비자 반응에 맞춰 향후 다른 제품으로 '와사비맛'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제과는 아직까지 '와사비맛'과 관련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라면업계도 와사비맛 트렌드에 합류했다. 농심은 지난 4월 말 참치와 마요네즈, 고추냉이, 가쓰오 추출물을 소스에 넣은 '참치마요큰사발'을 편의점에 먼저 출시해 큰 호응을 얻자 최근 제품 판매를 전 유통채널로 확대시켰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50일간 약 2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편의점 인기 라면제품으로 등극했고 5~6월 편의점에 판매된 농심 용기면 실적에서도 전체 2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농심의 바톤을 이어 삼양식품도 이달 7일 '와사마요 볶음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간장소스와 마요네즈, 알싸하게 매운 와사비 소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치킨업계에도 와사비맛 제품이 등장했다. '치킨버스', '투존치킨' 등 중소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일찌감치 '와사비치킨'으로 입소문을 탔고 '도담치킨'도 닭고기 위해 파채와 양파를 올리고 와사비 드레싱을 뿌려먹는 '와비코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또 페리카나는 후라이드 치킨에 와사비 시즈닝을 뿌린 신메뉴 '와사비톡'을 내놨다. 이 제품은 찍어먹는 새콤달콤한 파인톡소스와 세트로 구성돼 와사비맛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혼술족을 겨냥해 다양한 안주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도 '와사비' 열풍이 불고 있다.
GS25는 올해 3월 타코와사비 메뉴를 편의점에 맞게 소용량, 소포장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이 제품은 문어를 사용하는 실제 타코와사비와 달리 쭈꾸미를 사용해 가성비를 높였으며 매월 전월 대비 평균 30% 이상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GS25는 오징어와 땅콩을 와사비 마요소스와 함께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철판구이오징어와 볶음땅콩'도 이번에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혼술족을 노리고 1인 안주 '생와사비&훈제삼겹'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참나무로 훈연한 삼겹살에 생와사비를 곁들여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사비, 즉 고추냉이가 사용된 일본 식품뿐만 아니라 일본 선술집 콘셉트의 음식점에서도 와사비 관련 메뉴가 많아 우리나라에서도 와사비가 대중화됐다"며 "톡쏘는 맛과 특유의 향이 독특한 맛을 즐기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각 업체들이 출시한 와사비 관련 제품들도 덩달아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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