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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기청정기 시장, 韓 업체 공략 현황은


ODM·OEM 방식으로 제품 공급하거나 프리미엄 시장 노려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미세먼지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은 현재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3년 전부터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은 PM2.5 초미세먼지의 평균 농도가 국가 기준인 35mg/㎥를 초과했다. 이에 중국 소비자들은 공기청정기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10일 중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의 판매 규모는 1천억위안(약 1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당 기관은 이 수치가 2020년에는 3천억위안(약 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574만대로 나타났다. 판매량과 판매금액은 각각 전년대비 19.3%, 23.6% 증가했다고 중국산업연구원은 집계했다.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1%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도 높다.

중국 정부 또한 시장 성장에 발맞춰 가전표준화기술위원회(家用電器標準化技術委員會)를 통해 공기청정기 필터에 관한 핵심부품 표준을 제정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정식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업체에게 시장 기회가 활짝 열려있지는 않다. 이미 외산업체와 현지업체가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는 필립스(점유율 28%)였다. 일본 브랜드인 샤프와 파나소닉이 그 뒤를 이었다.

야두나 메이디, 샤오미, 위엔따 등 현지 업체도 10위권에 다수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가까스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산 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로, 현지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모양새다.

◆해외·현지업체가 장악한 현지 시장…국내 업체 사업 현황은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서 생산된 공기청정기의 중국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중국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립스에 공기청정기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에서 팔리는 필립스 공기청정기 중 절반 이상은 코웨이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 관계자는 "ODM 수출을 통해 중국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라며 "현지 시장이 성숙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위닉스의 경우 지난해 중국 오우린그룹에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공급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보쉬지멘스 중국법인에 같은 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주문자들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갑작스레 주문량을 줄였을 때 사업에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체 브랜드로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다. 공기청정기 주요 구매층이 비교적 소득수준이 높은 층에 해당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공기청정기인 2017년형 '블루스카이' 시리즈 중 일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접근 가능한 시장에 맞춰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현지 업체가 성장 중이기 때문에 좀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프리미엄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LG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를 현지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사드(THAAD) 배치로 인해 양국간의 갈등이 고조되자 출시 일정을 하반기로 미뤘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사업을 크게 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 문을 열심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연내로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를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영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샤프(SHARP)의 경우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기청정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진행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며 "우리 업체들도 이 같은 전략을 차용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제품 가격과 소모품 가격 등을 고려해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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