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가 장착됐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마다 각각 다른 역할을 해주는 카메라를 장착해, 고유의 사용자경험(UX)과 연결짓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각 제조업체별 스마트폰 차별화 전략으로 듀얼 카메라를 선택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12개의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을 쏟아냈다. 한국의 경우 LG전자가 3대의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애플도 아이폰7 플러스에 듀얼카메라를 적용하면서, 향후 출시될 차기 아이폰 적용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주식 IHS 테크놀로지 코리아 수석 연구원은 "스마트폰 듀얼카메라 적용은 지난해 하반기 애플 아이폰7 플러스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듀얼카메라 적용 스마트폰이) 4천만대 이상 팔렸다"라며, "중국은 2년전부터 듀얼 카메라폰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2천870만대를 출하했다. 아이폰8 플러스의 경우 출시 1분기만에 2천800만대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출하량과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전체 스마트폰 중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근접한 상황이다. 향후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고 해서 ‘듀얼 카메라’라 부르고 있지만 실제로 듀얼 카메라는 제조사별 전략에 따라 서로 다른 성능을 구현한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폰7 플러스’는 1200만 화소 와이드 앵글 카메라와 1200만화소 망원 카메라가 후면에 나란히 배치됐다. 두 카메라는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구동하기도 또는 함께 구동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통해 탁월한 결과물을 나타낸다.
애플은 듀얼 카메라를 통해 2배 광학줌을 구현하는가 하면, 디지털 줌 기능을 통해 최대 10배, 동영상은 최대 6배까지 끌어당길 수 있도록 했다. 두 개의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쓰는 ‘인물 사진’ 모드는 피사계 심도 효과가 자동으로 생성되도록 도와준다. 마치 DSLR 카메라에서 구현하는 보케(bokeh) 효과와 흡사하다.
화웨이는 최근 공개한 P10을 라이카와 협업한 2000만화소 모노크롬 센서 기반의 카메라와 1200만 화소 RGB 센서 카메라를 후면에 장착시켰다. 두 개의 카메라가 피사체를 찍으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통해 명암비와 선명도가 높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해준다.
애플이 ‘일반+망원’, 화웨이가 ‘흑백+컬러’의 조합이었다면 LG전자는 ‘일반+광각’ 조합의 듀얼 카메라를 구현한다.
LG전자 G6는 1300만 화소 일반각의 카메라와 1300만 화소 125도 광각 카메라가 후면에 배치됐다. 애플, 화웨이와는 다르게 두 개의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한다기보다는 각 상황에 맞춰 별개로 움직이거나 한쪽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제한된 스마트폰 폼팩터를 염두한 카메라 개발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지난 MWC 2017에서 공개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OPPO)의 5배줌 카메라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슬림한 크기와 얇은 두께를 갖춘 스마트폰의 특성상 카메라 광학줌은 한계가 자명하다.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물리적으로 렌즈를 밀고 당기는 형태가 광학줌의 기본 원리다. 스마트폰 안에서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지 않다.
오포는 여기서 발상을 전환했다. 전후로는 공간이 작지만 좌우로는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응용해 이미지센서를 90도 직각으로 세웠다. 이를 통해 5배의 광학줌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홍 수석 연구원은 "실제 양산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품질만큼은 상당히 좋았다"라며, "실제로 양산이 된다면 오포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분석했다.
오포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내수를 기준으로 2위, 글로벌에서도 4위 자리에 안착할만큼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소니는 듀얼카메라 적용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하반기 출시할 계획인 ‘갤럭시노트8’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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