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할 때부터 강조했던 '은행·증권 시너지 효과'가 중견·중소기업 대상 금융을 통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KB증권의 IB부문을 이끄는 전병조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KB증권의 코어 비즈니스인 채권발행시장(DCM) 분야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며 "지난 2~3년간 주식자본시장(ECM)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온 만큼, 올해는 (이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기업에 집중돼 있는 커버지리를 확대 개편해야 한다"며 "중견·중소기업이라는 키워드를 본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대기업 금융에 초점을 맞춘 여타 초대형 IB와 달리 중소기업에 주목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통합 법인을 출범하며 IB부문에 중견·중소기업을 담당하는 SME금융본부와, 초기 단계(early stage) 고객기업에 대한 투자와 동반성장을 지원하는 IB솔루션본부를 신설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전 대표는 "전국에 375만개의 중소기업이 61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KB금융그룹이 그 중 30만개의 기업에 80조원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주요 산업단지에 문을 연 5개의 투자상업은행(CIB) 센터를 통해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할 예정이다. CIB란 은행의 기업금융 관련 부서나 증권 등 계열사들의 투자은행(IB)조직을 연계해 통합 운영하는 방식으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KB증권이 인수·합병(M&A)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귀상 KB국민은행 CIB그룹 부행장이 지주의 CIB 총괄 부사장과 증권의 IB부문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동일 인사와 조직으로 지주-은행-증권 간 협업을 강화해 CIB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전 대표는 "다른 금융그룹에서도 CIB 센터를 운영하는 등 경쟁 상황인 만큼 KB증권만의 독특한 정수가 있어야 한다"며 "'KB SME 금융(파이낸싱) 패키지' 등 자본시장에 접근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게 대출이 아닌 표준화된 상품을 만들어서 3년 정도 지켜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B SME 금융 패키지란 중소기업 대상 ▲지분 투자 ▲해외 진출 ▲코넥스·코스닥 상장 ▲유상증자 ▲메자닌(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것) 발행 등 8가지 금융솔루션을 묶어 복합점포 및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다. 1차 상품은 출시됐으며, 현재 2차 패키지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전 대표는 "혁신 중소기업이 앞으로 우리의 경제 토대가 될 텐데, 초기 단계 기업의 경우 대출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겪고 재무적·비재무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고객의 성장과 함께 같이 가는 투자형 IB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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