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경매도 싸늘"…물건만 쌓인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 4년여만에 최대
"실수요자라면 전용 85㎡ 전후 유찰 물건 공략해야"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관망세가 짙어진 주택시장 속에 경매시장에서도 물건이 쌓이고 낙찰가율도 소폭 하락하며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 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에도 대출 규제, 정치적 불확실성 등 악재가 많아 호전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들의 경우 알짜 물건을 중심으로 유찰 횟수 등을 고려해 자금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 후 입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510건으로 전달보다 102건 늘었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대치다.

최근 1년간 추이를 보면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들쑥날쑥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경매시장에 물건이 나날이 쌓이고 있음을 뜻한다. 핵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 지난해 4분기에 나온 경매 물건만 해도 150건이다. 지난 2015년 2분기 184건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많다.

경매시장에 물건은 쌓이고 있는데 비해 낙찰을 받은 사람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낙찰률은 37.6%로 전월 대비 0.8%포인트(p) 하락했다.

낙찰가율도 지난달 85.4%로 전월보다 1%p 떨어졌다. 지난해 통틀어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80% 초중반을 유지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 현황 [표=지지옥션]

서울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91.8%로 전월보다 3.1%p 하락했다. 지난해 초 80%였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집값이 오르면서 지난해 10월 97%까지 치솟았지만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 낙찰률 역시 전달(48.3%) 대비 8.5%p 하락한 39.8%를 기록해 9개월 만에 4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 현황 [표=지지옥션]

실수요자들이 공략할만한 알짜 물건이 아니고서야 경매 물건은 새 주인을 찾기가 어렵다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들어 서울의 아파트 경매시장이 개선된 듯 하다는 진단도 있지만 그마저도 '반짝' 흐름이 될 수 있어 경매시장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개선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1월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태영아파트에 40명이나 입찰했고, 성수동의 건영아파트도 한 30명 가량 입찰에 들어오는 등 입찰자가 몰린 경매 물건이 최소 3건"이라며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관망세가 예상됐지만 일부 매물에 입찰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매시장이 뜨거워지려면 전체 부동산 시장이 호전돼야 한다"며 "매매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라 이런 객관적인 지표를 봤을 때 실수요자외에도 투자자도 가세하기에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설 연휴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정국에 정부는 멈춰있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지난해 하반기 강화된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대출한도도 축소됐기 때문에 경매시장이 크게 개선될 요인이 없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동안 계속되면서 매수심리는 위축될 것으로 보여 매매시장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매시장도 입찰자수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찰된 알짜 물건을 위주로 꼼꼼하게 살펴보고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 소장은 "1월 낙찰된 서울 아파트 물건들은 공통적으로 한 번 유찰된 전용면적 85㎡ 내외의 (최저가) 10억원 수준의 물건들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경매에 참여했다"고 짚었다.

이 선임연구원도 "경매시장이 양극화 돼 있어 주요 입지의 아파트 단지들은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강남권 내에서도 선호 단지 여부, 신축 아파트 여부에 따라 낙찰가율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라면 신축 아파트 경매 시에는 한 번 정도 유찰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며 "외곽지역이나 구축 아파트들은 두 차례 유찰되는 경우도 많아 실수요자라면 무리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자금 계획을 세워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경매도 싸늘"…물건만 쌓인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