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K-패션 메카'⋯무신사가 살린다 [현장]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신진·중소 패션 브랜드가 한 공간에서 설계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패션의 메카였던 동대문의 아성을 되살려 K-패션 중흥기를 이끄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13일 김희라 무신사 스튜디오 커뮤니티 매니저는 새롭게 문을 연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국내 유일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다. 지난 10일 오픈한 동대문종합시장점은 무신사가 2023년 신당점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여섯 번째 스튜디오다. 도·소매 패션 생태계가 집약된 동대문종합시장 A동과 C동 4층에 걸쳐 축구장 면적 3분의 2에 달하는 1만4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이날 찾은 이곳은 1인실부터 최대 25인실까지 다양한 규모의 사무실 180개가 마련돼 있었다. 1인 디자이너를 비롯해 지역 맞춤형 거점 오피스가 필요한 중소·중견 브랜드에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소형·대형 회의실 7개와 최대 7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미팅용 테이블도 놓였다.

또 샘플과 완제품을 검사할 수 있는 전용 검수대를 갖춘 워크룸과 상품 포장·배송 등 물류 작업이 가능한 패킹 공간도 갖췄다. 재봉틀, 오버로크 미싱기, 다리미 등이 구비된 재봉실에서는 샘플 제작과 수정 작업 등도 할 수 있다. 무신사가 기업간거래(B2B) 계약을 통해 시중보다 단가를 대폭 낮춘 1000원대 택배도 이용 가능하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단일시장으로 만들어진 동대문종합시장에 입주한 3만여개 원단·부자재 업체들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졌다. 인근 업체와 협력하면 샘플 제작부터 판매 등 유통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동대문 외에도 성수, 신당, 한남 등에서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무신사 스튜디오에 입주한 사업자 등록 기업은 270여곳으로, 평균 입주율은 80% 수준이다. 신규 법인을 등록할 때 본사 소재지로 스튜디오 주소를 사용할 수 있어 스타트업 혹은 소규모 브랜드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국내 대표 패션 브랜드로 거듭난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등도 무신사 스튜디오와 함께 성장했다. '2024 대한민국 패션대상'에서 K패션 오디션 챌린지 부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본봄(BONBOM)'도 현재 동대문점을 활용 중이다. 글로벌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BYREDO)'를 운영하는 스페인 기업 푸치)도 한남점을 거점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