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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도 예외없다"⋯건설사 미수금 '비상'


현대건설 등도 미수금에 속속 공사중단 가세
한신평 "우량 7개 건설사 매출 30%가 미수금"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DL건설의 수도권 현장에서 공사비 미수금으로 인해 공사가 멈추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미분양 적체 등으로 건설사들의 미수금이 치솟으며 제2의 신동아건설 사태가 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지적이 나오면서다. (관련기사 https://inews24.com/view/1803514, [단독] DL건설, 평택서 대금 못 받아 공사 중단)

금융업계에서도 미수금 급증을 눈여겨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건설산업부문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9월 현재 신용등급 A급 이상인 주요 건설사 10곳 중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율이 30% 이상인 건설사가 7곳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다.

평택 화양지구 전경. 2024.08.07 [사진=이수현 기자]

매출채권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주로 지방 미분양 현장을 중심으로 준공이 임박했음에도 아직 미분양 상태인 물량이 집중되고 있어서다. 한신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분양한 지방주택과 비주택 사업장, 후분양 현장에서는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손실 전이 위험이 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미수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는 곳은 급증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6월 경북 경주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조성 공사'를 중단했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 5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공사가 무기한 중단되면서 해를 넘긴 올해에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금양의 2차전지 공장도 일부 미수금으로 인해 지난해 12월이던 준공 시점이 올해로 미뤄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동부건설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일 기준 금양 공장 관련 미수금은 862억원이다.

문제는 건설경기 부진으로 미수금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주택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주택 공사를 마친 후 입주 잔금을 받아 공사비를 받는다. 다만 미분양이 다수 발생해 시행사가 시공사에 줄 대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미수금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5146가구로 2023년 동기(5만7925가구) 대비 12.46%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도 같은 기간 1만465가구에서 1만8644가구로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급등한 공사비도 미수금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공사가 시작한 이후 공사비가 급등했음에도 공사비 증액에 대한 합의가 늦어지면서 미수금으로 집계된 탓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가 급등한 시기 착공한 현장이 작년부터 차례로 완공하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는 미수금 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미분양 탓에 시행사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공사비를 두고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쌓인 미수금을 해결하는데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미수금 문제는 중·소형 건설사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해외사업으로 활로를 찾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소형 건설사는 국내 사업이 다수인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PF 부실 우려와 함께 미수금 증가 등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한 재건축 현장.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차입금을 갚지 못해 지난 4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 또한 공사비 미수금에 발목이 잡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신동아건설의 공사 미수금은 2146억원으로 전년(1056억원) 대비 103.2% 증가했다.

서희건설 역시 2023년 3분기 2579억6440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3470억4834만원으로 34.53% 늘었고 금호건설도 같은 기간 2101억원에서 2279억원으로 8.47% 증가했다. 코오롱글로벌과 한신공영 등도 1년 전과 비교해 공사 미수금이 급증했다.

화양지구에서 공사를 중단한 DL건설도 미수금 부담이 커졌다. DL건설의 지난해 3분기 공사 미수금은 1969억4100만원으로 2023년 3분기(1333억200만원)보다 47% 늘었다.

공사비를 받지 못해 건설사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고비를 넘기지 못한 건설사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30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가장 많았다. 2021년 12곳이던 부도 건설사 수는 2022년 14곳, 2023년 21곳으로 매년 증가세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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