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롯데면세점이 면세업계에서 처음으로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하며 구조 개선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주요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새해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업황 부진에 따라 손실 누적이 커지면서 수익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인 보따리상은 국내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업자들이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금지한 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중국인 보따리상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보따리상은 면세점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면세점들이 남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로 환급해 상품을 넘기며 출혈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면세점들이 상호 합의해 2023년부터 점진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했지만, 현재 수수료율 수익의 마지노선인 20%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면세업계 주요 4사의 지난해 누적 1∼3분기 영업손실 합산액은 1355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CJ올리브영 등 로드숍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환율까지 급등하며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달 선임된 김동한 롯데면세점 대표는 신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볼륨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며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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