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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라인을 ESS로…K배터리 3사, 북미서 '제2 승부'


LG엔솔·삼성SDI, 2028년까지 ESS 생산 물량 확보
SK온도 한·미 EV 라인을 ESS용으로 단계적 전환
美 탈중국 규제·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LFP 생산·공급망 현지화 속도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EV)용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률이 낮아진 기존 설비를 활용해 신규 투자 부담을 줄이고,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과 전력망·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확대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4일 국내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내용을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ESS 수주 확대와 생산라인 전환, 현지 공급망 강화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제시했다.

3사 모두 신규 ESS 공장을 처음부터 짓기보다 기존 EV 생산설비를 전환하는 방식을 우선하고 있다. 고객사 주문에 맞춰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추가 설비투자와 초기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에서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낮고 수명이 길며 열 안정성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엔솔·삼성SDI, 2028년 ESS 물량 확보⋯SK온도 수주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랜싱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정재욱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기획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3일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계획된 생산능력 기준으로 2028년까지의 물량은 대부분 확정된 상태"라며 "이후 공급 물량을 중심으로 고객들과 수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말까지 5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계획했던 ESS 셀 생산라인의 가동 확대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팩·링크 생산능력도 4분기 추가 보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V용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북미 신규 거점의 가동도 확대하고 있다. 내년 말에는 신규 각형 배터리 라인을 포함해 북미에서 7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4분기 ESS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40% 증가하고 전사 매출도 약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생산시설 초기 고정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은 일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삼성SDI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도 ESS 수주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조용휘 삼성SDI ESS비즈니스팀장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0월까지 미국 전력용 시장을 중심으로 60GWh 이상의 ESS 수주를 확보했다"며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와 울산 생산라인은 2028년까지 풀가동이 가능한 수준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달 초 미국 SPE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기존 생산라인 2개를 추가 전환해 가동할 계획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시너지셀즈 공장도 ESS 생산거점으로 활용한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설계된 공장을 전환해 2028년 하반기부터 2029년 초 사이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SK온은 신규 공장 증설보다 기존 전기차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SK온 배터리 공장. [사진=SK온]

김영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증설보다는 기존 EV 생산라인의 ESS 전환과 활용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과 북미 일부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최근 미국 네오볼타와 약 9GWh 규모의 ESS용 LFP 파우치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수주도 논의 중이다.

美 탈중국 규제 대응⋯AI 데이터센터 수요 공략

배터리 3사는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규제에 대응해 현지 생산과 소재 조달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 JF2 AC 링크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미국은 생산세액공제 대상 배터리 부품의 직접 재료비 가운데 비PFE 소재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진다. 이 비율인 실질적지원비용비율(MACR)은 올해 60%에서 내년 65%로 높아진다.

반대로 보면 PFE 관련 소재비의 허용 범위가 올해 40%에서 내년 35%로 낮아지는 것이다.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으면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연희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은 "미국 생산 세액공제 요건에 따른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소재비 허용 비중이 올해 40%에서 내년 35% 이하로 낮아진다"며 "국내 양극재 업체 외에도 복수의 비PFE 업체로부터 조달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미국의 금지외국기관(PFE) 규제에 대응해 LFP 배터리 핵심 소재의 탈중국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엘앤에프와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필요한 양극재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SK온 역시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소재업체와 ESS용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김 실장은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이후 기존 중국산 배터리셀을 사용하던 ESS 사업자와 시스템통합업체를 중심으로 비중국산 제품의 공급 가능 물량과 가격, 장기계약 조건 등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추가 성장축…전력망 수요가 기반

AI 데이터센터 확산도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공략하는 추가 성장시장이다.

AI 연산 시설은 전력 사용량이 많고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력망의 부하를 조절하는 ESS와 정전 때 전력을 공급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 서버 전원을 보조하는 배터리백업유닛(BBU)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SK온 인터배터리 2026 전시관 내 ESS 제품 [사진=권서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와 시스템통합 프로젝트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첫 글로벌 빅테크 대상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직접 공급 프로젝트를 확보했고 엔비디아의 ‘DSX 레디 BESS’ 파트너로도 선정됐다.

삼성SDI는 데이터센터용 UPS와 BBU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전력망용 ESS와 함께 고성능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SK온은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패턴을 분석하고 AI 데이터센터용 다기능 통합 ESS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ESS 시장 확대에 대응하면서도 신규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고 기존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능력과 비중국산 소재 공급망 확보 여부가 향후 북미 ESS 수주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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