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2026년도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여야 간 충돌이 이어졌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청와대 국감 파행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의원의 감사 활동을 막았다고 비판하자, 한병도 운영위원장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맞섰다. 국감 종료 직전까지 항의와 고성이 오가면서 올해 국감은 정쟁 속에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병도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고 있다. 2026.10.3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9956a5b526167.jpg)
김태규 "조폭도 조직원 책임 물을 때 말 하게 해줘"
김 의원은 이날 운영위 국정감사 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어제 청와대 국정감사를 두 차례나 중단시켰다"며 "감사위원인 저에게 원내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나고 운영위원회에서 사보임하라고 요구했다. 마치 저를 피감기관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전날 자신의 발언권을 제한한 데 대해 "애초 제 질의를 막기로 작정하고 국감장에 들어왔다. 조직폭력배도 조직원에게 책임을 물을 때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게 해주는데, 대한민국 국회 운영위원장이 조직폭력배도 하지 않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는 동안 청와대 인사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한찬식 민정수석의 인사 과정에 관여했는지, 전치영 민정비서관 부친의 새만금개발공사 이사 임명에 개입했는지 등을 공개적으로 물었다. 그는 "야당 의원의 입을 막는다고 청와대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전날 하지 못한 질의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다른 국회 회의에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병도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고 있다. 2026.10.3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7c76dc878a1ee.jpg)
한병도 "근질근질해 소리지르러 나왔나"
이에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사무처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마치기 직전 김 의원의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어제 운영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한 발언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늘 운영위원장을 향한 극단적인 발언은 저뿐 아니라 민주당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김태규 의원은 전두환과 윤석열의 내란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을 부정하는 인사가 운영위원으로 앉아 국정을 논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모순이다. 위원장으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 측의 항의와 고성이 나오자 한 위원장은 "하루 종일 앉아 있으니까 근질근질해서 소리 지르러 왔느냐"고 맞받았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 9월 30일 김 의원의 유튜브 방송 발언이다. 당시 김 의원은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인지 묻는 질문에 부정하는 취지로 답했고, 운영위는 지난 2일 민주당 주도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전날 청와대 국감에서도 민주당은 김 의원의 사과와 운영위원직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명 촉구 결의안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감사 활동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저는 누구보다도 헌법을 존중하고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감사는 한 때 고성이 오간 뒤 두 차례 중단됐고 김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6시 30분께 재개됐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병도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고 있다. 2026.10.3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1b7907f1a94a4.jpg)
김현지·강훈식·김용범 등 증인채택 불발…'인사·ETF' 검증 못해
여야가 김 의원의 감사 참여를 놓고 충돌하는 사이 전날 29일에는 청와대 주요 현안을 둘러싼 검증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의 증인 채택이 불발되면서 인사 개입 의혹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경위 등을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할 기회는 마련되지 않았다.
이날 국회사무처 국감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제도적 과제들이 확인됐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 출입을 막았던 국회경비대의 지휘체계 개편은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가 답보 상태다. 고용진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의장 지휘권을 명확히 하는 방안의 논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개편 방침은 확정되지 않았다.
비교섭단체 의원의 정보위원회 참여 제한 문제도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한 상태로 남았다. 국회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1.5%로 법정 의무고용률 3.8%에 미달했고, 최근 5년간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54억원에 달했다. 고 사무총장은 개선을 약속했지만 실제 입법과 예산 확보 등 후속조치는 남은 과제다.
올해 국감 전반에서도 검증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지난 25일 잠정 평가에 따르면 감사 대상기관은 역대 최다인 853곳으로 늘었지만, 회의록 확인이 가능한 775곳 중 245곳(31.6%)은 기관장이 한 차례도 질의를 받지 않았다. 일반증인 채택 인원도 지난해 530명에서 올해 271명으로 48.8% 감소했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병도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고 있다. 2026.10.3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425fe49575a33.jpg)
"여야 고성에 공무원들은 자리만 지켜…'국민 알권리' 침해"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국감장에서 이런 문제로 다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다수당인 여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증인 채택까지 막으면 야당은 국민을 상대로 직접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경 발언과 이에 대한 반발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야당이 강하게 발언하면 여당은 이를 비판하고, 야당은 그런 반응을 보고 발언 수위를 더 높이게 된다"며 "제도권 안에서 서로 양보하고 조정하는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여야 간 견제와 협의를 위한 장치였다"며 "여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협치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도권 안에서 서로 양보하는 협치가 안 되니까 결국 비제도적 영역인 대국민 활동을 하게 되니 과거 관행과 같이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다. 법사위원장도 갖고 있고 운영위원장도 갖고 있고 모든 걸 다 쥐고 있는데 어떻게 협치를 하겠느냐"며 "협치가 안 되는 상태에서는 바깥에 나가서 떠들 수밖에 없고, 떠드니까 자극이 돼서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잘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해 필요한 증인을 부르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증인 채택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의 알 권리가 무시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욱 신한대 특임교수도 "여야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사이 피감기관 공무원은 자리만 지키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며 정쟁에 따른 감사 부실을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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