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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로봇 '두뇌' 주도권 경쟁…자체 플랫폼 확보 속도


내년 1월 美 CES 2027서 실제 작업 능력·제품화 주목
삼성, 휴보랩 출신 레인보우와 협업…첫 성과 공개 기대
LG AI연구원 피지컬 AI 연구…엔비디아와 이족보행 개발
전문가 "외부에 킬 스위치 둘 수 없어"…산재 예방도 과제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면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학습데이터, 운영 플랫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이 공장과 가정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전에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외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제품.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제품.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7'에서는 사람처럼 걷는 기술을 보여주는 데서 나아가 공장과 가정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행동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정확하게 잡고 조작하는 로봇핸드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 '휴보' 개발진과 AI 결합…공장용 플랫폼 개발

삼성전자는 CES 2027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술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 직속으로 신설한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이 개발과 사업화를 맡는다.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제품.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보랩 연구진이 설립했다. 이 회사의 로봇 제작 기술에 삼성전자의 AI·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노 사장도 지난 8월 경영진 대상 로봇 기술 시연회에 참석했다.

박수한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는 "CES는 가전제품 박람회인 만큼 이번에는 로봇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올해 초까지만 해도 로봇 플랫폼과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제품화를 염두에 둔 로봇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로봇 하드웨어에 잔뼈가 굵은 휴보랩 출신 기업을 품었다"며 "기존 소프트웨어와 AI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개발한 플랫폼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번 전시회가 큰 대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로봇을 글로벌 제조시설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복적이거나 작업자에게 위험한 공정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G, AI연구원·엔비디아 협력…이족보행 공개 목표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수건을 접고 물건을 옮기는 홈로봇 '클로이드(CLOiD)'를 선보였다. LG그룹은 별도로 엔비디아의 로봇 AI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활용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공개 목표는 내년 1분기로, CES 출품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LG전자는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구동 장치)를, LG이노텍은 카메라·센서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개발한다. LG AI연구원은 로봇이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를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제품.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가 지난 8월 서울 서초구에 구축 중인 LG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했다. 사진은 LG전자 클로이드가 매디슨 황 수석이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영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서울 양재 데이터팩토리에서는 로봇의 작업 데이터를 모아 학습시키고 있다. LG CNS가 개발한 '피지컬웍스'는 제조사가 다른 로봇에도 작업을 지시하고 작동 상태를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박 교수는 "LG는 사업부가 다양하고 핵심 로봇 기업에도 이미 투자했다"며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원천 기술을 확보해 가전 등 제조업에 활용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에서도 피지컬 AI 연구가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로봇 분야의 한 교수는 "LG는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CES에서 가정의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하는 피지컬 AI와 로봇의 학습·실증 기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킬 스위치가 회사 밖에"…자체 플랫폼 확보 관건

양사 경영진이 로봇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미래 시장뿐 아니라 로봇을 움직이는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박 교수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와 운영 플랫폼을 외부에 의존하면 공장을 로봇으로 채웠을 때 그 공장을 멈출 수 있는 '킬 스위치'가 회사 밖에 있게 되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제품.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7일 개막한 국제 청소년 로봇공학 경진대회 '2026 퍼스트 글로벌 챌린지'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청소년 참가자들이 LG 클로이드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외부 업체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면 해당 업체의 서비스 중단이나 운영 정책 변경이 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제조 현장의 데이터는 불량 원인과 공정 조건, 작업자의 노하우를 포함하고 있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로봇을 제어하는 운영체계와 학습데이터를 누가 보유하고 관리하느냐가 향후 사업 주도권을 가를 수 있다.

박 교수는 "스마트폰 시대에 운영체제와 앱 생태계를 가진 쪽이 주도권을 쥐었듯 로봇 시대에도 플랫폼과 생태계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발전으로 로봇의 현실 적용 시기도 크게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로봇을 실제로 투입할 현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어느 현장에 투입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산업재해가 많은 만큼 사람이 수행하기 위험한 작업에 로봇을 우선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경영진이 로봇 사업을 확대하는 데 대해 "로봇을 미래 주요 성장산업으로 낙점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청한 교수는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기업 간 협력이 이어지겠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플랫폼과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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