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연말 정기 사장단 인사를 앞둔 삼성·SK·LG그룹이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경영진 교체가 필요할 때 후임자를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보를 미리 발굴해 평가·육성하고, 이사회가 그 과정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승계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9011f9fedab4bd.jpg)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CEO 후보군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제도를 주요 계열사로 확대하고 있다. SK와 LG도 각각 인사위원회와 경영진 협의체를 통해 차기 경영자를 검증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이번 주 3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CEO 승계 후보군 보고'를 정식 안건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2022년부터 매년 한 차례 차기 CEO 후보군을 이사회에 보고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30일에도 관련 안건을 다뤘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도 후보군 관리 현황과 승계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이사회에는 후보자의 역량과 육성 현황, 향후 경영자 양성 계획 등이 보고된다. 갑작스러운 경영 공백에 대비해 후임자를 미리 준비하는 동시에 CEO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삼성의 사장단 인사는 다음 달 중하순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서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각각 겸직 중인 메모리사업부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별도로 선임할지도 관심사다. 다만 구체적인 인사 시기와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e35a2dd146c21e.jpg)
SK는 이사회 산하 인사위원회에서 대표이사의 경영 성과와 유임 여부를 심의한다.
SK㈜ 인사위원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외이사인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관영 전 고려대 연구부총장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정 교수가 맡고 있다.
SK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28일 CEO 승계 계획을 논의했다. 같은 해 10월20일에는 대표이사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유임 또는 교체 여부를 검토했다. 두 회의 모두 위원 3명이 참석했다.
SK㈜는 올해 CEO에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승계 정책도 명문화했다. CEO의 자격요건과 후보군 관리·평가, 승계 절차 등을 사전에 정해 경영 공백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SK는 지난해 10월30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올해도 다음 달 12~14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CEO 세미나 전에 인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새 경영진이 내년 인공지능(AI) 사업과 사업구조 재편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CEO 세미나에서는 올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인사가 세미나보다 먼저 이뤄지면 새 경영진이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와 사업구조 재편 등 내년도 전략 수립에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인사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f2772267b278fd.jpg)
LG는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차기 경영자 후보를 미리 선발하고 평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주요 경영진과 인사 임원이 참여하는 '전사 인사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연다. 당장 CEO로 선임할 수 있는 후보와 3~5년 뒤 선임할 후보를 구분해 각각 3~6배수로 관리한다.
선발된 후보들은 경영 능력에 대한 심층평가를 받는다. 평가 결과에 따라 후보군을 조정하고 직무 순환과 경영자 교육, 코칭 등을 실시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후보자 평가 기준도 정비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차기·장기 후보군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19일부터 약 한 달간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화학·통신 계열사까지 올해 성과와 내년 사업계획을 점검한다.
LG는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한 만큼 올해는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와 추진하는 AI 신사업의 성과와 실행력도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주요 그룹이 CEO 후보군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은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리더십 공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후보 발굴과 육성 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해 CEO 선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미도 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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