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배 운전 업무를 최대 20년간 제한하는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마약류의 중독성과 택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이 정당하다고 봤다.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0d9fbef891797.jpg)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형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날부터 일정 기간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한 기간은 범죄 종류와 죄질, 형기,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2년에서 최대 20년까지 차등 적용된다. 이를 위반하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과거 마약 범죄로 처벌받은 택배기사 A씨가 운송사업 허가 취소 처분에 불복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0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6월 출소했다. 이후 2010년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하고 2018년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했다.
그러나 거제시장은 2021년 11월 A씨의 마약 범죄 전력을 이유로 화물운송 종사자격과 운송사업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A씨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해당 법률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헌재의 판단을 받게 됐다.
헌재는 마약류의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택배 서비스의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운전 업무를 일정 기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택배기사가 배송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만나거나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만큼 재범에 따른 범죄와 사고를 예방하고 공공의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법률이 제한 기간을 일률적으로 20년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범죄의 종류와 죄질, 형기의 장단, 재범 위험성 등에 따라 구체적인 제한 기간을 정하도록 해 개별 사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헌재는 2015년 12월 마약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시 운전 업무를 일률적으로 20년간 제한한 법률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에는 개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장기간 취업을 제한한 점이 문제가 됐지만 이번 사건은 제한 기간을 차등 적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상환·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개인별 재범 위험성을 별도로 심사하지 않고 장기간 직업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재범 위험성이 크게 낮아진 사람에게도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재활과 사회복귀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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