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1889년 작)의 중앙 별무리(왼쪽)와 황소자리 히아데스 성단(오른쪽). 그림 속 다섯 별(주황)과 실제 별(파랑)의 배치를 크기·방향·위치를 맞춰 겹친 결과이다. 붉은 점선은 두 배치의 차이를 나타낸다. [사진=경희대]](https://image.inews24.com/v1/8edb71237d6302.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1889년 빈센트 반 고흐는 생레미 요양원에서 정신적으로 소용돌이치며 보내고 있었다. 1889년 그는 소용돌이치는 기법의 붓 터치로 ‘별이 빛나는 밤’ 속으로 스며들었다. 밝고 강력한 물감이 화폭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의 작품은 상상력이었을까, 직접 올려본 그때의 ‘하늘 모습’을 화폭에 옮긴 것일까.
국내 연구팀이 1889년 ‘별이 빛나는 밤’에 담긴 모습이 1889년 7월 22일의 별자리와 부합한다는 연구 결과는 내놓았다. 고흐의 상상력만이 아닌 당시의 하늘을 밝고 소용돌이치는 붓 터치로 살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1889)에 담긴 하늘이 1889년 7월 22일쯤 생레미의 새벽하늘과 관측과 형태 면에서 부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시기 새벽에는 그믐달과 금성, 황소자리의 히아데스성단이 근접한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총장 김진상) 우주탐사학과와 우주과학 기업 에스엘랩이 공동 수행했다.
제1저자인 김정현 에스엘랩 대표(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박사수료)는 “관측 천문학자의 눈에 보이는 ‘별이 빛나는 밤’의 별무리는 황소자리의 히아데스성단이었다”며 “과거의 연구는 그것을 양자리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별이 빛나는 밤’(1889년 작)의 중앙 별무리(왼쪽)와 황소자리 히아데스 성단(오른쪽). 그림 속 다섯 별(주황)과 실제 별(파랑)의 배치를 크기·방향·위치를 맞춰 겹친 결과이다. 붉은 점선은 두 배치의 차이를 나타낸다. [사진=경희대]](https://image.inews24.com/v1/47055d5b6b7012.jpg)
연구팀이 주목한 7월 22일쯤 새벽에는 히아데스성단이 금성과 함께 동쪽에서 떠올랐다. 달도 작품 속 그믐달 모양에 가깝다. 그 시기는 반 고흐가 발작을 겪은 때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프랑스어·네덜란드어 편지 원문과 당시 기상 기록, 편지 속 매미에 관한 서술을 교차 분석해 발작의 시작이 7월 하순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아를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론강의 별밤’(1888)에 담긴 화가의 시야를 검증했다. 생레미 요양원에서는 ‘별이 빛나는 밤’의 지상 풍경을 그린 드로잉의 작화 지점을 찾아 화가의 시야를 복원했다. 나아가 ‘프로크루스테스 형태 분석(대상의 크기, 위치, 회전 방향을 조정해 순수한 ‘형태’ 차이만 남겨놓고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별이 빛나는 밤’ 중앙의 다섯 별과 히아데스성단의 정합도를 확인했다.
원화를 복제한 펜 드로잉에서는 더 높은 유사성을 찾아냈다. 이는 작품의 하늘이 순수한 상상이 아니라 실제 관측에 근거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같은 방법으로 ‘밤의 카페 테라스’에 담긴 별무리가 여름철 대삼각형일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김정현 대표는 “이번 연구가 생레미 시기 고흐 작품의 제작 순서와 작업 방식, 그해 여름 반 고흐의 발자취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반 고흐의 다른 하늘과 대화도 차례 차례 풀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진호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교수는 “‘별이 빛나는 밤’의 하늘이 실제 관측을 바탕으로 그려졌다는 근거를 다학제적 교차 검증으로 짚어냈다”며 “반 고흐의 치열했던 작업 세계와 삶의 궤적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 논문(논문명: The actual sky of Van Gogh’s Starry Night: a multidisciplinary reconstruction)은 네이처 포트폴리오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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