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한국이 반도체 강국인데, 디자인 파트너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 그룹에 있는 회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의 국내 유일 가치사슬협력연합(VCA) 파트너사인 에이직랜드의 이종민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TSMC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쟁사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077e9b9748082.jpg)
TSMC의 VCA 파트너는 전 세계 8개사로, 디자인 솔루션뿐 아니라 인프라와 연구 분야 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디자인 분야 파트너는 에이직랜드와 대만의 글로벌유니칩(GUC)·알칩(Alchip), 최근 새롭게 합류한 북미 GSME 등 4개사다.
이 대표는 "그중 저희보다 한참 앞서 있는 회사가 두 곳 있다"며 "나중에는 에이직랜드가 그런 회사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두권 진입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가 언급한 두 기업은 GUC와 알칩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는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해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와 양산을 지원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제는 1등 제품만 만들어야"…2년 전부터 선제 투자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갖췄지만 디자인하우스 분야에서는 대만 기업들이 앞서 있다.
에이직랜드는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출신인 이 대표가 2016년 창업한 디자인하우스다. 생산공장 없이 반도체를 전문으로 설계하는 업체(팹리스)와 실제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를 연결한다. 팹리스가 구상한 칩을 TSMC 공장에서 만들 수 있도록 내부 회로와 배선을 설계하고 양산까지 지원한다. 2019년 TSMC의 공식 VCA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3f74d937240ac.jpg)
에이직랜드는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구동칩, 자율주행차와 5G 통신용 반도체까지 폭넓게 설계·양산을 지원한다.
하이닉스 출신인 이 대표는 과거와 달라진 반도체 업계의 경쟁 환경도 짚었다. 그는 "제가 있을 때는 하이닉스가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였다"며 "예전에는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1등 제품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이직랜드도 높아진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약 2년 전부터 선제 투자에 나섰다. 현재 고객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TSMC 공정은 3~1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이다. 앞으로는 2㎚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활용하려는 고객사의 설계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기술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필요한 3차원(3D) 패키징이다. 다른 하나는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보내거나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도 현장 기기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엣지 AI' 반도체의 개발 기간을 줄이는 기술이다.
먼저 3D 패키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11월 대만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반도체를 연결하거나 수직으로 쌓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현지 전문인력도 채용했다.
이 대표는 "대만에는 첨단 패키징과 관련된 기업과 전문인력들이 한데 모여 있다"며 "대만 R&D센터를 거점으로 현지 생태계를 활용하는 동시에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한국 본사와 연계해 첨단 패키징 설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581af934fcf35.jpg)
엣지 AI 분야에서는 약 200억원을 투자한 자체 설계·검증 플랫폼 '에이엑스허브(AxHub™)'를 앞세우고 있다.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회로와 설계자산(IP), 메모리 연결 기술 등을 미리 준비해 고객사가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시스템온칩(SoC) 하나를 만들려면 보통 2년 정도 걸리는데 저희 플랫폼을 이용하면 1년 안에 칩을 받아볼 수 있다"며 "개발 기간을 50% 이상 단축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oC는 연산과 데이터 처리 등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에 모은 반도체다. 특히 AI 반도체 스타트업은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여 시제품 확보와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대표는 "고객들의 요구를 미리 다 듣고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이미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도 에이엑스허브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파두 내년 양산…eSSD 2028년 성과 본격화
선제적인 투자는 고객사와의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사는 SK하이닉스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8817ff23b26c9.jpg)
에이직랜드는 SK하이닉스와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컨트롤러를 개발하고 있다. SSD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다. 컨트롤러는 이 장치에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과정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이 대표는 "지금 개발해서 실물이 나왔고 현재 테스트 중"이라며 "실제 서버에 넣어서도 테스트해야 하니까 테스트 기간이 굉장히 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고 본격적인 양산은 2028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파두와 개발 중인 초고속 인터페이스(PCIe) 6세대(Gen6) 기반 SSD 컨트롤러도 내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PCIe 6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데이터 전송 대역폭이 두 배 높다.
이번 전시에서는 AI 반도체 팹리스 업체 모빌린트와 협력 개발한 SoC도 선보였다. 해당 SoC는 엣지 AI용 칩셋으로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일부 공정은 TSMC 공정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로 에이직랜드는 TSMC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일부 반도체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지원한 바 있다. 구체적인 제품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에이직랜드는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70억원과 2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137억원과 영업이익 50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해 약 3.7배로 늘었다.
이 대표는 "그동안 AI와 메모리 쪽에 투자해 놓은 성과가 올해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약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내년도 양산 매출의 견인은 eSSD 컨트롤러를 비롯한 메모리 제품군"이라며 "제품 사이클을 고려하면, 시장의 수요는 내년과 내후년을 넘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에서는 고객이 필요로 할 기술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의 선제투자가 올해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다음 세대 기술에 대한 준비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dc2aadc85897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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