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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필라이 "박수 더 치면 트럼프와 상 나눠야" 뼈있는 농담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을 지낸 나비 필라이(85)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이 2026년 노벨 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필라이 재판관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이거 농담이겠지"라며 재치 있는 소감을 밝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AP=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AI) 사무총장이 엑스(X·트위터)에 올린 약 3분짜리 영상을 보면, 필라이 재판관은 뉘른베르크포럼 행사 참석차 독일을 방문하던 중 수상 소식을 접하고 동료들에 둘러싸여 축하를 받았다.

필라이 재판관은 "여러분이 만일 박수를 더 치면 내가 이 상을 트럼프와 나눠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갈채는 큰 의미를 갖는다"며 "왜냐면 대중이 '당신에게 자격이 있다'라고 동의해주지 않는다면 상 받기를 원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고, 그래서 감사하다"라고도 했다.

이는 스스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꼬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필라이 재판관은 "인권을 지지하는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하는 이 상황이 (평화상 수상을 접하기에) 적절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설치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점령지 관련 독립 국제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인권침해와 국제법 위반 의혹을 조사했던 일을 돌이키며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이라고 보고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 보고에 대한 제일 주요한 반응은 내 용기에 대한 헌사였는데, 왜 진실을 말하는 데에 용기가 필요한지가 놀랍다"며 "법률을 해석하고, 사실들을 바라보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하면 된다"고 했다.

필라이는 자신이 지난달로 85세가 됐다면서 "언제 멈출 거냐는 질문을 받고 있는데, 새로운 성과를 돕는 일을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농담이 아니길 바란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비 필라이 [AP=연합뉴스]
수상 소감 밝히는 필라이. [사진=엑스 @AgnesCallamard 캡처]

필라이는 1941년 남아공 더반의 인도계 타밀족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뿌리 깊은 구조적 차별과 인종 분리 및 배제에 맞서왔다.

변호사 활동 초기에는 옛 남아공 백인 정권의 흑인 분리·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범들의 인권 보호에 힘썼다.

이어 1995년 남아공 고등법원에 판사로 임명된 후 1999~2003년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CTR), 2003~2008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도 판사로 활동했다. 2008~2014년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지냈다.

2021~2025년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국제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미얀마가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된 ICJ 사건에서 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필라이에 대해 "탁월한 용기와 강직함을 바탕으로 더욱 포괄적인 국제법 질서 구축에 앞장서 온 인물"이라며 "전쟁 범죄와 반인도 범죄, 집단학살 범죄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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