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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 경질유 담합 심의 개시


심사관 "정보 교환 4년여, 3월 초엔 입금가 두 차례 합의"…시정명령·과징금 의견
GS칼텍스·S-OIL은 "증거 확인 안 돼" 제외…고발은 검찰 기소로 갈음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7일 위원회에 제출하고 피심인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사건의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가 심사관의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심사관은 두 회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경까지 약 4년여 동안 휘발유·경유·등유의 입금가, 확정가, 판매정책 등 가격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가격이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SK에너지 및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등유 ˙경유 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를 브리핑하고 있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SK에너지 및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등유 ˙경유 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를 브리핑하고 있다.

입금가는 정유사가 제품을 팔 때 잠정 적용하는 가격이고, 확정가는 다음 달 초 최종 가격을 정해 정산할 때 적용하는 가격이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인 3월 초에는 두 차례에 걸쳐 입금가를 합의했다. 공정위는 이 합의가 3월 초 종료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행위로 영향을 받은 매출액은 총 44조원이다. 다만 대부분은 정보 교환 관련 매출이고, 가격 합의 관련 매출은 마지막 두 차례에 그쳐 크지 않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둘의 구체적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심사관은 이를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가격 담합)와 제9호(정보교환 담합)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냈다. 과징금 규모와 부과 비율은 언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정보 교환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구체적 가격 담합과는 달리 볼 여지가 있고, 두 회사 점유율이 50%가량인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매우 중대한 위반'이 아닌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한 이유로 풀이된다.

심사관은 이번에 별도 고발 의견을 내지 않았다. 공정위는 검찰의 고발 요청에 따라 관련자를 이미 모두 고발했기 때문에 추가 고발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관련 사건을 기소했다. 공정위와 검찰이 본 위반 기간은 다르다. 공정위가 2022년 2월부터로 본 반면 검찰은 2024년 7월부터로 파악했다. 공정위는 "독립적으로 조사한 만큼 증거 내용이 다를 수 있고, 행정 절차와 형사 절차에서 위반 인정에 필요한 증거 수준도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질류 시장은 지난해 기준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4개사가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 구조다. 이번 심의 대상은 이 중 2개사다.

공정위는 세 차례 현장조사와 관련자 진술 조사를 했지만 나머지 3개사에서는 법 위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의 대상에서 빠진 이유다. 검찰도 두 회사만 담합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현대오일뱅크 등이 공정위 현장조사 사실을 미리 알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공정위는 조사정보 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감사담당관실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내부에서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심인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내고 증거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은 정확히 분석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주유소 공급가가 변동됐다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발 배경으로는 과점시장이라는 구조가 담합의 큰 유인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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