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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와 손잡고 몸집 키운 르노코리아…美 ‘중국차 봉쇄’에 수출 셈법 복잡


中 중국 측 지분 15% 넘으면 판매 제한하는 美 법안 추진
부산 생산 폴스타4도 기존 규정에 막혀 미국 판매 중단
지리 지분 34% 르노코리아…대미 수출 확대 변수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협력을 발판으로 신차와 부산공장 생산 물량을 늘려온 르노코리아가 미국의 중국 연계 차량 규제라는 새로운 변수와 마주했다.

지리자동차가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보유한 가운데 미국 의회가 중국 측 지분이 15%를 넘는 자동차 기업의 차량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폴스타4도 기존 커넥티드카 규정에 막혀 2027년형 이후 미국 판매가 불가능해진 만큼, 향후 미국향 수탁생산 물량 확보와 신차 수출 전략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코리아]

2일 미국 의회에 따르면 상원에서 추진 중인 '커넥티드카 보안법안'은 중국 등 우려국 측이 자동차 기업의 지분·의결권 등을 15% 초과 보유하거나 통제하면 규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해당 기업이 제조·개발·설계·공급한 커넥티드카의 미국 수입·판매 등을 제한하되 상무부 허가와 일정 요건에 따른 유예를 두는 내용이다.

다만 법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국 측 지분이 20%에 가까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예외와 유예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지분은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9.98%, 지리자동차 창업자 리수푸가 투자회사를 통해 9.69%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중국 측 지분이 19.67%에 달한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판매가 금지되지 않도록 최종안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랜드 폴 상원의원의 반대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신속 처리 시도는 무산됐고, 관련 논의는 11월 이후로 미뤄졌다.

중국 자본이 참여한 비중국계 완성차 기업에 어느 수준까지 예외를 허용할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이 된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프랑스 르노그룹이 최대주주지만 지리자동차도 지분 34.02%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법안의 15% 기준을 크게 웃돈다.

법안이 현재 내용대로 제정된다고 해서 르노코리아 차량의 미국 판매가 곧바로 금지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통제 관계와 적용 대상, 예외·유예 조건 등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향 차량을 공급하거나 신규 생산 물량을 유치할 때 규제 적용 여부와 승인 조건을 추가로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서 만든 폴스타도 美 판매 제동

르노코리아에는 이미 미국 규제가 생산 사업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다.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하는 폴스타4다. 폴스타는 지난 6월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2027년형 이후 차량의 미국 판매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실적 공시에서도 기존 연식 재고를 판매한 뒤 미국 내 신차 판매를 종료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코리아]
폴스타4. [사진=연합뉴스]

부산 생산은 처음부터 미국 공급을 염두에 둔 사업이었다. 폴스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체결한 폴스타·지리·르노코리아의 기본계약에는 부산에서 폴스타4를 생산해 한국·캐나다·미국에 판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생산거점을 한국으로 넓혔지만 미국 판매를 이어가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폴스타에 적용된 것은 상원 법안이 아닌 기존 커넥티드카 규정이다. 지난해 확정된 이 규정은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제조사의 경우 미국에서 만든 차량도 판매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소유·통제 관계를 따지는 규제가 이미 시행되는 가운데 의회가 지분 기준까지 법률에 명시하려는 것이다.

위탁생산 물량은 르노코리아 수출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지난 8월 전체 수출 2237대 중 폴스타4는 1232대로 55.1%였다. 미국행만을 집계한 숫자는 아니지만, 폴스타의 해외 판매가 부산공장 물량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준다. 미국에서 팔 수 없는 차량을 다른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생산 규모를 유지하는 데 중요해졌다.

다만 미국 판매 중단에 따른 손실을 르노코리아가 전부 부담하는 구조는 아니다. 폴스타 공시에는 약정된 연간 구매 물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르노코리아에 보상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실제 손익 영향은 보상 조건과 미국 이외 지역에 공급할 대체 물량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中 협력 넓힐수록 복잡해지는 수출 셈법

폴스타4보다 장기적인 문제는 부산공장이 앞으로 확보할 생산 물량이다.

미국 판매를 전제로 르노코리아에 차량 생산을 맡기려는 기업은 부산공장의 제조원가와 품질뿐 아니라 중국 연계 규제에 따른 판매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 상원 법안에 지분 기준이 명시될 경우 르노코리아가 신규 미국향 수탁생산 물량을 유치하는 데 추가 제약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는 기존 폴스타 계약의 보상 조항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특정 차량의 판매 손실을 보상받는 것과 향후 미국향 생산 일감을 새로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내부. [사진=연합뉴스]

지리자동차와의 협력은 르노코리아의 신차 전략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지리자동차는 지분 투자와 함께 CMA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을 제공했고, 르노코리아는 이를 활용해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등 신차를 개발했다.

르노그룹도 지리자동차와의 플랫폼 공유와 하이브리드 기술 협력을 글로벌 시장용 차량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제시해왔다. 르노코리아로서는 신차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 협력 관계가 미국 시장에서는 규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부산공장의 중장기 생산계획도 수출시장 확보와 연결돼 있다. 르노코리아는 2029년까지 매년 신차를 내놓고 2028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향 수출과 수탁생산이 제한될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국내 판매와 함께 미국 이외 지역에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르노가 필랑트의 해외 진출 후보로 제시한 남미와 걸프 지역 등이 주요 대체시장으로 꼽힌다.

미국의 규제가 아직 입법 과정에 있고 예외 조항도 조정되고 있어 르노코리아의 미국 사업에 미칠 영향을 확정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기존 커넥티드카 규정으로 폴스타4의 미국 판매가 이미 막힌 만큼, 부산공장의 신차와 수탁생산 계획을 뒷받침하려면 중국과의 협력을 활용하면서도 미국 밖의 판로를 넓히는 수출 다변화가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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