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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매관매직' 2심 징역 5년...'바쉐론 시계' 무죄


1심 '7년'서 2년 감형...추징금도 4천만원 줄어
재판부 "'로봇개 사업 알선' 인식 증거 부족"
이배용 '세한도' 복제품 수수도 무죄로 판단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사회 각계 인사들로부터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 수수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세한도 복제품에 대해서도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각종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귀금속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는 김 여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우환 화백 진품 그림, 반클리프 목걸이, 브로치 등의 몰수와 2천440만원 추징도 명했다. 2026.9.22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각종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귀금속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는 김 여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우환 화백 진품 그림, 반클리프 목걸이, 브로치 등의 몰수와 2천440만원 추징도 명했다. 2026.9.22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여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압수된 이우환 화백 그림과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금품을 몰수하고 244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1심의 추징액은 6480만원이었다.

항소심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가 김 여사에게 건넨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다.

1심은 서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사업에 활용하려 했고 시계 전달 직후 서씨 회사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점 등을 근거로 시계가 사업 지원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김 여사 역시 이 같은 사정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은 김 여사가 서씨에게 시계 구매를 대행해 달라고 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설령 서씨가 자신의 돈으로 시계를 사줬다고 하더라도 김 여사가 이를 로봇개 사업과 관련한 알선의 대가로 인식하면서 받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시계 전달 시점에는 경호처 사업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고 서씨가 이후 사업 추진에 직접 관여하거나 김 여사의 영향력이 행사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업 확대를 기대했다는 사정만으로 김 여사가 그의 기대를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배용 전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건넨 50만원 상당의 세한도 복제품에 대한 판단도 달라졌다.

1심은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를 전달한 뒤 약 40일 만에 세한도 복제품을 추가로 건넨 만큼 두 금품 모두 하나의 인사 청탁 과정에서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은 세한도 복제품이 이 전 위원장 개인 돈이 아니라 당시 이사장을 맡고 있던 한지살리기재단 예산으로 만든 비매품이고, 재단이 당시 전통 한지 홍보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임명 청탁이 이어지던 시기에 세한도가 전달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달 시점이 임명 청탁과 겹친다는 사정만으로는 청탁의 대가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부분은 유죄가 유지된 금거북이 수수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어 주문에서 별도의 무죄가 선고되지는 않았다.

나머지 주요 혐의에 대한 1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다.

김 여사는 2022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위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명 청탁 등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앤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위원장으로부터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과 함께 21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받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또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총선 공천 청탁과 함께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고, 최재영 목사로부터 공무원 직무와 관련한 청탁과 함께 54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 등을 받은 혐의도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는 지난 6월 26일 김 여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청탁자들에게 받은 귀금속과 가방, 그림 등 압수물을 몰수하고 6480만원을 추징할 것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범행을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권력형 알선수재 사건"으로 규정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영향력이 사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공직 인사와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품 제공자들이 대통령 당선 직후 축하 선물 등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대통령 배우자의 영향력 행사를 기대했다는 점을 김 여사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지위를 망각하고 거리낌 없이 금품을 반복 수수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며 반성한 점, 김 여사가 먼저 금품을 요구하거나 청탁을 실제로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알선 행위에 나선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

김 여사 측과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모두 상고할 뜻을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일부 무죄 판단에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나머지 유죄 부분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특검팀은 바쉐론 시계에 대한 무죄 판단 등을 대법원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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