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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갱신권'도 아낀다…10건중 3건 '합의갱신'


갱신계약 58.9%…1년새 15.2%p 늘어
서울 전세값 11.9%↑…매물은 13.3%↓
권리소진·사용보류 맞물려 재계약 급증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서울 전세시장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집에 머무르는 '합의갱신'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전체 약 30%가 갱신권을 쓰지 않은 재계약으로 추정된다. 1년전보다 11%포인트(p) 넘게 높아진 수준이다.

전세매물이 줄고 가격이 뛰면서 새집을 구하기보다 기존집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미 갱신권을 소진한 세입자뿐 아니라 향후 사용하기 위해 권리를 남겨둔 채 집주인과 조건을 조율해 재계약하는 수요도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22일 서울시가 발표한 주택거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중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달 43.7%보다 15.2%p 상승했다. 지난 7월 53.0%와 비교해도 5.9%p 높다. 전세거래 10건중 6건 가까이가 신규계약이 아닌 기존계약을 연장한 셈이다.

반면 갱신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8월 갱신계약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48.7%로 지난해 같은달 57.0%보다 8.3%p 하락했다. 기존집에 계속 거주하는 세입자는 늘었지만 법으로 보장된 갱신권을 행사해 계약을 연장한 비중은 줄어든 것이다.

두 지표를 함께 보면 이같은 변화가 더욱 뚜렷해진다. 전체 전세거래에서 갱신계약이 차지하는 비중 58.9%에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비율 51.3%를 적용하면 갱신권 없이 계약을 연장한 거래는 전체 약 30.2%로 환산된다.

지난해 8월에는 갱신계약 비중 43.7%에 갱신권 미사용 비율 43.0%를 적용하면 약 18.8%였다. 1년만에 11.4%p 높아진 셈이다.

다만 이는 서울시가 발표한 두 비율을 토대로 단순 계산한 수치다. 개별거래를 분석해 집계한 공식통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8월 거래신고도 이달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최종수치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일시적 2주택자의 기존 주택 처분과 새집 잔금 마련이 동시에 막히면서 그 부담이 임대차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갱신계약 증세는 한달에 그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8만480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4만1145건으로 51.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41.1%보다 10%p 높다. 올해 서울에서 체결된 전세계약 두 건 가운데 한 건이상이 기존계약을 연장한 거래인 셈이다.

배경에는 빠듯해진 전세수급과 높아진 가격부담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11.90%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0.50% 올랐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1년전보다 13.84%, 동남권이 11.69% 상승했다.

시장에 나온 전세물건도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를 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3697건으로 1년전보다 13.3% 감소했다. 전셋값이 오른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매물까지 줄면서 신규계약 대신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입자가 신규계약을 맺으면 훨씬 더 많은 보증금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 서울 전세시장 변화는 단순히 전셋값이 오르는데 그치지 않고 임차인 계약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갱신계약이 늘고 이미 갱신권을 소진한 세입자는 집주인과 별도로 조건을 협의하는 한편 일부 임차인은 향후 시장상황에 대비해 한 차례뿐인 갱신요구권을 남겨놓는 선택을 하고 있다"며 "매물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기존 주택에 머무르는 수요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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