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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투자처 바꾼 서학개미⋯스페이스X 대신 美 단기채 ETF


글로벌 금리 쇼크에 '성장주' 팔고 '고금리 방어주'로 환승
이달 중순 美 순매수 1위 'SGOV'⋯월 배당 단기채 투자
우주·반도체 투심 '악화'⋯반도체X3 'SOXL' 순매수 50위 밖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이미지 [사진=챗GPT 제작]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이미지 [사진=챗GPT 제작]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의 투자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우주항공 등 성장주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됐던 순매수 상위권에 미국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파킹형 ETF가 올라섰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면서 이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주 '스페이스X'에서 월 배당 '단기채ETF'로 자금 이동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9월1일~16일) 결제금액 기준 서학개미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티커명 SGOV)로 집계됐다. SGOV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ISHARES) ETF 시리즈 중 하나로 3개월 이하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파킹형ETF다.

서학개미는 이번 달 SGOV를 약 1억7306만달러(전날 환율 기준 238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순매수 2위인 양자 컴퓨팅 대장주 아이온큐(1억3231만달러·1826억원)보다 약 500억원 더 많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1억1917억달러·1644억원)이 뒤를 이었다.

SGOV는 지난달(8월1일~31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순매수 종목 9위에 머물렀다. 이 기간 순매수 1위 종목은 스페이스X(3억2712만달러·4515억원)였다. 그러나 이번 달부터 급격히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인기 개별종목을 제치고 SGOV가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이미지 [사진=챗GPT 제작]
이달(9월1~16일) 결제액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순매수 상위 종목 현황 [사진=한국예탁결제원]

SGOV는 운용사가 미국 초단기 국채에 투자한 이자를 투자자에게 월 배당 형식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 대표적인 방어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채권 만기 도래 시점이 짧기 때문에 채권 가격 변동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만기 시 곧바로 다른 단기 채권에 투자한다. 서학개미는 금리가 오를 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성장주에서 자금을 회수한 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SGOV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채ETF는 월별 분배금 지급 시점이 정해져 있어 ETF 상품 가격도 거의 변동하지 않는다. ETF 매매 차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SGOV도 1좌 기준 순자산가치(NAV) 범위가 52주 기준 100달러 선에서 소폭 조정된다. 투자자는 단기채ETF를 통해 미국 초단기 국채를 계속 갈아타는 방식의 사실상 채권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미국의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서학개미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지난달 17일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5.31%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미 정부의 바이백에도 상승 추세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전날에도 연 5.34%를 기록하며 연일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10년물도 5%대를 넘어섰다. 여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따라 장기채 금리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SOXL 인기 '주춤'⋯반도체株도 매도 러시

고금리 유탄을 비껴갈 수 없는 대표적인 종목은 반도체다. 지난달 장기채가 뚜렷한 급등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크게 빠져나갔다. 인공지능(AI) 개발 훈풍을 타고 지난해부터 랠리하던 각국 주요 반도체주는 금리 변수에 조정을 받고 있다.

서학개미 역시 이달 들어 미국 반도체주를 빠르게 팔아치웠다. 시장의 관심을 끌던 주요 반도체주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사라졌다. 지난달 초(8월1일~9일)까지만 해도 샌디스크(2위), 마이크론(3위), 인텔(6위) 등 대형 반도체주가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일간 상승률 3배를 추종하는 SOXL도 순매수 16위권을 기록했다. 속칭 '속슬'로 불리는 SOXL은 한때 월간 기준 순매수 1위를 기록하며 서학개미의 이목을 끌었던 상품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이미지 [사진=챗GPT 제작]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SOXL은 이번 달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매수와 매도 규모는 각각 21억2927만달러(2조9368억원), 23억2224만달러(3조2049억원)로 모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전히 일부 서학개미는 고금리 장세에서도 해당 ETF를 쓸어 담으며 위험한 베팅을 한 셈이다. SOXL로 대표되는 미국 반도체 주가 흐름을 놓고 서학개미의 시각차가 크단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번 달엔 브로드컴(7위)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반도체 개별 종목은 없다. 나스닥 상위 종목을 추종하는 ETF인 'INVESCO NASDAQ 100 ETF'(9위·QQQM), 'PROSHARES ULTRA QQQ ETF'(10위·SQQQ) 등이 그나마 반도체와 연관성이 크다. 나스닥 상위 종목에 반도체주가 대거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반도체가 아닌 지수 투자 성격이 강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긴축 우려가 부각될 때 장기채 연 금리가 조금 더 앞서서 뛰어오르는 패턴이 시장에서 계속됐지만 이번엔 그 상승폭이 예상보다 크고 속도도 빠른 것 같다"며 "장기채 금리 우려에 일단 단기채 파킹형ETF로 단기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학개미 순매수 현황은 매주 변화폭이 큰 만큼 월간 기준 순매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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