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건물 [사진=임우섭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56edf4125003e.jpg)
[아이뉴스24 이도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판매 과정에서 은행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선취수수료 방식을 의도적으로 권유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투자자의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에 불과하지만 가입 때 수수료를 한꺼번에 내는 선취방식이 전체의 91.7%를 차지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고객이 선·후취수수료 차이를 충분히 안내받고 자발적으로 선택했는지와 함께 은행의 판매 유인과 성과평가체계(KPI)가 선취수수료 쏠림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ETF 신탁 판매 과정과 수수료 체계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금융소비자보호 추진성과 관련 브리핑에서 "신탁 상품을 팔면서 선취수수료 쪽에 쏠린 부분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인지, 소비자들이 충분히 내용을 고지받고 선택한 것인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권유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이익이 빨리 실현되다 보니 결과적으로 보유기간이 짧아진 것인지도 점검 사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재 현장검사 결과를 정리 중이다. 실제 위규나 불완전판매 사례가 확인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금감원이 2025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은행권 ETF 신탁 거래를 점검한 결과 투자자의 평균 보유기간은 42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의 94.6%가 가입 후 6개월 이내 매도됐고 같은 투자자가 해당 기간 평균 5.5회 거래하는 등 단기매매도 빈번했다.
올해 들어 평균 보유기간도 짧은 수준을 이어갔다. 2월 평균 보유기간은 31일, 5월은 34일로 집계됐다.
반면 ETF 신탁 수수료는 상품 가입 때 약 1%를 한 번에 받는 선취방식이 전체의 91.7%를 차지했다. 연 1% 안팎의 수수료를 실제 보유기간에 따라 일할 계산하는 후취방식과 비교하면 단기 보유 고객에게 선취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는 구조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판매 과정에서 신탁수수료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민원과 ETF 매매 지연 체결, 중도해지수수료, 자동매도로 추가 수익 기회를 놓쳤다는 민원 등이 제기된 상태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을 금융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막는 감독 사례로 보고 있다. 대규모 민원이나 분쟁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대신 검사 과정에서 ETF 신탁 수수료 문제를 포착해 감독 부문으로 연결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7월 ETF 신탁과 관련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은행권에 성과평가체계(KPI) 개선 등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8~9월에는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향후 은행권과 관련 협회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ETF를 포함한 신탁상품의 수수료 체계와 KPI, 내부 판매절차 등을 함께 손볼 계획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융회사 안에서 영업 라인과 리스크관리 라인 간 힘의 균형을 보면 여전히 실적의 무게가 있기 때문에 영업부서 쪽의 목소리가 훨씬 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관리 쪽의 목소리와 권한을 강화해 균형을 맞추자는 취지"라며 "실제로 관련 절차가 적정하게 준수됐는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는 않았는지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도훈 기자(ldh1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