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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포켓몬의 두 얼굴…완판행진 뒤 '숨은 그림자'


빵·커피 넘어 추석 선물세트까지 확장
3040 추억·1020 신규팬덤 '동시공략'
띠부씰·키링 수집열풍 반복구매 자극
신상경쟁·가격장벽⋯장기흥행 '과제'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탄생 30주년을 맞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포켓몬'이 식품업계를 다시 집어삼켰다. 빵과 커피를 넘어 명절 선물세트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강력한 티켓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와 새로운 애니메이션 유입층인 1020세대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다만 포켓몬 불패신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상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반복되는 협업에 따른 피로감과 높아진 가격장벽이 흥행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스팸 타워 포켓몬 에디션(파이리).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스팸 타워 포켓몬 에디션(파이리).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추석을 겨냥해 '스팸 타워 포켓몬 에디션'을 출시했다. 파이리와 메타몽·잠만보를 활용한 3종 세트로 구매고객에게 포켓몬 키링 1종을 랜덤 증정한다.

포켓몬과 식품의 만남은 빵과 음료, 아이스크림, 시리얼 등으로 꾸준히 확장됐다. 그중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제품은 삼립의 '포켓몬빵'이다.

삼립이 포켓몬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신제품은 출시 50여일만에 1000만봉 판매를 돌파했다. 자사 신제품 빵 평균 판매량보다 7배이상 높은 수준이다. 기존 포켓몬빵 역시 30주년 기념 띠부씰을 적용한 이후 평균 판매량이 이전보다 1.5배 늘었다.

스팸 타워 포켓몬 에디션(파이리).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삼립 포켓몬빵 30주년 에디션. [사진=삼립]

카페에서도 포켓몬 효과는 뚜렷했다. 이디야커피가 지난 3월 출시한 '피카츄 애플베리셔벗' 등 포켓몬 음료 4종은 2주만에 약 15만잔 팔렸다. 함께 선보인 포켓몬 인형키링 2종도 출시 첫날에만 1만개 넘게 팔렸다.

식품업계가 30년 된 포켓몬을 반복해서 찾는 이유는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다. 1996년 처음 등장한 포켓몬을 어린시절 즐겼던 세대는 이제 구매력을 갖춘 성인이 됐다. 동시에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새로운 어린이 팬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하나의 IP로 전세대를 공략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포켓몬 굿즈는 수집품을 넘어 재테크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좋아하는 대상을 모으고 소비하는 '덕질(팬 활동)'을 즐기면서 희귀제품을 되팔아 수익까지 노리는 것이다.

실제 올해 1~4월 크림 트레이딩 카드게임(TCG) 카테고리 누적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5625% 급증했고 지난 4월 '아세로라' 카드 한장은 4305만5000원에 거래됐다. 포켓몬빵 띠부씰 역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희귀제품을 중심으로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수많은 캐릭터를 보유했다는 점도 식품업계가 포켓몬을 선호하는 이유다. 피카츄 등 일부 인기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별로 다른 캐릭터와 콘셉트를 적용할 수 있어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기 쉽다. 하나의 IP로 협업을 장기간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스팸 타워 포켓몬 에디션(파이리).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GS25가 출판사 민음사와 손잡고 선보인 '민음사 빵'. [사진=GS25]

다만 최근에는 포켓몬 이름값만으로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려워졌다. 새로운 협업제품이 쏟아지면서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한 편의점 점주는 "예전처럼 포켓몬빵만 찾는 손님은 줄었다"며 "요즘은 연세우유빵이나 민음사빵을 찾는 소비자가 많고 포켓몬빵은 신제품이나 이벤트가 나올 때 판매가 단기적으로 살아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가격도 변수다. 포켓몬빵은 대부분 1500~2000원대지만 피자빵 등 일부제품은 3600원에 달한다. 동네 빵집이나 베이커리 제품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띠부씰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포켓몬빵을 고를 이유가 줄어든다. '빵에 띠부씰을 더한 제품'이 아닌 '띠부씰을 위해 빵을 사는 제품'으로 주객이 뒤바뀐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포켓몬도 한동안 뜸하다 다시 등장하면 반갑지만 여기저기 반복적으로 활용되면 소비자가 피로감과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며 "캐릭터를 접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근 민음사빵처럼 소비자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움과 기발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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