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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팔던 가전사, 전기도 관리한다…IFA 달군 ‘홈에너지’


LG·TCL·미디어, 태양광·ESS·히트펌프 연결
가전 제어 넘어 집 전체 에너지 흐름 통합 관리
유럽 배터리 100GWh 돌파…히트펌프 판매도 반등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냉장고와 세탁기, TV가 주인공이던 가전 전시회에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히트펌프가 전면 등장했다.

가전업체들의 경쟁 영역이 전기를 적게 쓰는 제품을 넘어 집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해 사용하는 과정 전체를 관리하는 '홈에너지'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IFA 2026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메쎄 베를린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IFA]
IFA 2026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메쎄 베를린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IFA]

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6'에서는 LG전자와 TCL, 미디어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홈에너지 솔루션을 잇따라 선보였다.

홈에너지의 핵심은 집 안에서 생산하고 사용하는 전기의 흐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에 사용하고, 냉난방과 가전제품의 작동 시간도 자동으로 조절한다.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Homey)'를 활용한 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을 공개했다. AI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태양광, ESS 등을 연동해 집 안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통합 관리한다.

TCL은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 히트펌프까지 전시장에 들여놨다. HEMS를 통해 태양광 발전과 전력 저장, 난방, 가전제품의 전력 수요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미디어도 주거용 히트펌프 신제품 'Arctic S4' 등을 선보이며 홈에너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유럽에서 히트펌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유럽에 2026년형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EHS 올인원'을 출시했다. 공기열과 전기를 이용해 냉난방과 온수를 제공하고 스마트싱스 기반 'AI 절약모드'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제품이다.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시간 4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에 참가해 집 안 공간과 제품, 서비스를 AI로 연결하는 ‘AI홈’을 선보인다. 모델이 홈로봇 ‘LG 클로이드’의 지휘 아래 제품과 기술, 서비스가 하나의 AI 생태계로 연결되는 모습을 담은 전시 콘텐츠 ‘LG AI 오케스트라’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유럽 배터리 100GWh 돌파…히트펌프도 다시 성장

가전업체들이 홈에너지에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유럽의 에너지 전환이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면서 전기를 저장했다 필요할 때 사용하는 ESS의 중요성이 커지고, 화석연료 보일러 대신 전기로 난방하는 히트펌프 보급도 확대되고 있다.

유럽태양광산업협회 솔라파워유럽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새로 설치된 배터리 저장용량은 36기가와트시(GWh)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누적 설치용량도 처음으로 100GWh를 넘어섰다.

연간 신규 설치량은 2021년과 비교해 약 10배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발전소나 전력망에 연결되는 대규모 ESS가 처음으로 전체 신규 설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일반 소비자가 직접 설치할 수 있는 소형 태양광 제품도 홈에너지 시장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아파트 발코니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전력은 가정용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번 IFA에서도 에코플로우와 앵커, 블루티 등 에너지 전문업체들이 발코니 태양광과 배터리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다.

난방 시장도 다시 성장세다. 히트펌프는 공기나 지열에서 열을 얻어 냉난방과 온수를 제공하는 설비로, 가스나 기름을 직접 태우는 보일러와 달리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와 연계하기 쉽다.

유럽히트펌프협회(EHP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21개국의 히트펌프 판매량은 약 290만대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누적 설치량은 2930만대에 달한다. 특히 독일은 지난해 판매량이 50% 늘었다.

IFA 2026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메쎄 베를린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IFA]
자전거로 IFA 2026 전시관을 이동하는 방문객들. [사진=IFA]
LG전자의 고효율 히트펌프 라인업. (좌측부터) 멀티브이 아이(Multi Vi),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 멀티브이 에스. [사진=LG전자]

IFA 화두로 떠오른 '집 전체 에너지 관리'

홈에너지는 이번 IFA의 주요 논의 주제로도 등장했다.

IFA는 지난 7일 '전기화와 미래 스마트홈'을 주제로 별도 세션을 열고 지능형 전력관리와 통합 배터리 시스템, 연결형 홈에너지 솔루션을 논의했다.

지금까지 스마트홈이 스마트폰으로 조명과 가전제품을 켜고 끄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태양광과 배터리, 히트펌프, 전기차 충전기까지 자동으로 제어하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실시간 전기요금과 연동하면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전기가 저렴할 때 배터리와 전기차를 충전하고, 요금이 비싼 시간에는 저장한 전력을 사용하도록 자동화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을 때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를 작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IFA 2026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메쎄 베를린 앞에 방문객들이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IFA]
방문객들이 IFA 2026이 열리는 메인 전시관 메쎄 베를린 내부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IFA]

지난 4일 열린 홈에너지 패널에서도 여러 제품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보다 각 설비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시장 확대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독일태양광산업협회(BSW-Solar)의 토마스 셀트만은 "에너지 전환이 점점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다"며 가정이 전기를 단순히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직접 생산하고 저장·관리하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홈 업체 셸리그룹의 미르초 미레프도 "스마트 에너지의 다음 단계는 단순히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매끄럽게 함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요금 플랫폼 플랫피크의 톰 히버드 공동창업자는 "가정용 배터리는 그것이 반응하는 가격 신호만큼만 똑똑하다"고 말했다. 실시간 전기요금과 배터리를 연결하면 전기가 저렴할 때 충전하고 비쌀 때 사용하는 과정을 소비자가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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