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표 대결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새로 뽑는 이사는 총 5명이다.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일반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2석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석이 사실상 승부처로 떠올랐다.
![지난 3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 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10628bc86659c.jpg)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선임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연합 측 5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고려아연 정관상 이사 정원은 19명이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된 독립이사 4명은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 이후 지난 5~6월 사임했다. 여기에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포함해 총 5석이 비어 있는 상태다.
이번 주총에서 5명을 모두 선임하면 이사회는 다시 19명으로 채워진다.
독립이사 4석은 ‘2대2’ 유력
![지난 3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 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6812bd2aa3c77.jpg)
일반 독립이사 4명을 뽑는 표결에는 집중투표제가 적용된다.
집중투표제는 여러 명의 이사를 한꺼번에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독립이사 4명을 뽑는 이번 주총에서는 주식 1주당 4개의 의결권이 주어진다.
영풍·MBK 연합의 지분율은 약 41~42%,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약 38~39%로 추산된다. 양측 모두 표가 분산돼 후보가 낙선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각각 2명씩만 추천했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이형규·서은숙 후보, 영풍·MBK 연합에서는 이준봉·심혜섭 후보가 출마했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표를 각자 후보 2명에게 집중할 경우 4석을 2석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결과는 주주들의 투표 참여율과 표 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상대로 2명씩 선임되면 기존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7명이 된다.
감사위원 1석은 '3% 룰'…기관·소액주주가 열쇠
![지난 3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 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531ee8ee8d5ac.jpg)
최종 이사회 구도를 가를 변수는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석이다.
이 자리에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최대 3%로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된다. 양측이 보유한 전체 지분을 그대로 표로 행사할 수 없는 만큼 국민연금과 해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고려아연 측은 백인규 단국대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를, 영풍·MBK 연합은 박유경 테라기후재단 사외이사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백 후보가 선임되면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으로 재편된다. 박 후보가 선임되면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8명이 된다.
어느 후보가 선임되더라도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한다. 다만 박 후보가 입성하면 영풍·MBK 측의 이사회 내 견제력이 커지고, 백 후보가 선임되면 최 회장 측이 현재의 경영 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감사위원은 회사의 재무와 회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이번 1석은 단순히 양측의 이사 수를 한 명 늘리는 것보다 상징성과 실질적인 견제 권한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 '회계 전문성'vs영풍·MBK '경영진 견제'
![지난 3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 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4386c8dd73316.jpg)
고려아연 측은 백 후보의 회계·재무 전문성과 경영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백 후보는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딜로이트안진에서 약 30년간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업무를 수행했다.
고려아연 측은 ISS와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등 다수의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가 백 후보에게 찬성 의견을 낸 점도 앞세우고 있다. 검증된 회계 전문가를 선임해 경영 안정성을 지키고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MBK와 달리 당사 우호 지분은 여러 법인에 분산돼 있어 3% 룰 적용 시 실제 행사할 수 있는 표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지난 주총에서도 비슷한 구도에서 65대35로 승리했다"고 말했다.
반면 영풍·MBK 연합은 감사위원의 핵심 역할은 현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 후보는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APG에서 약 17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책임투자와 기업지배구조 업무를 담당했다. 영풍·MBK는 박 후보가 별도의 독립 추천위원회를 거쳐 선정된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3% 룰은 현 경영진과 독립된 감사위원을 선임해 경영진을 견제하라는 취지"라며 "현재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회계사 출신 인사들이 있지만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와 이그니오 인수 등을 둘러싼 내부통제 논란을 막지 못했다"며 감사위원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주총의 향방은 국민연금과 해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이 백 후보의 회계 전문성과 박 후보의 독립성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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