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글로벌 금리 쇼크로 국내 증시에 여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고점 대비 각각 30%, 40% 넘게 밀린 것과 달리 주요 금융지주는 낙폭이 제한됐고, 일부 종목은 최근 신고가까지 경신했다. 높은 금리 수준이 금융주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증시 조정기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2시 3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800원(3.57%) 오른 13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 3.93% 하락 마감한 뒤 이날 다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종가 기존 전 고점(7월6일·14만2500원)과 비교해선 직전 거래일까지 약 5.75% 밀렸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전경 [사진=각사]](https://image.inews24.com/v1/82a211732206c2.jpg)
금융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대장주' KB금융도 같은 시간 3700원(2.15%) 오른 17만57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직전 거래일 종가는 전일비 3.32% 하락한 17만2000원이었다. 전 고점(7월13일·19만4500원) 대비 11.56% 하락한 수치다.
우리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는 주가가 오르면서 전 고점이 비교적 최근 바뀌었다. 양사의 전 고점 가격은 지난 3일 각각 3만5600원, 13만9100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전 거래일까지 우리금융지주는 6.74%, 메리츠금융지주는 2.58% 하락했다. 단기 상승 대비 차익 실현에 따른 하방 압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전경 [사진=각사]](https://image.inews24.com/v1/920e60dbbb47f0.jpg)
신한지주는 지난 3일 11만5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7월 초까지 주가가 9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준으로 전 고점 대비 직전 거래일까지 하락률은 2.50% 수준이다.
장기채 고금리 기조에 금융주 '청신호'
증시 조정기에도 금융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배경에는 고금리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주요국 국채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은 지난 2일 연 4.79%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인 연 4.8%에 근접하기도 했다. 급등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4.7%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은 성장주를 중심으로 증시의 조정 압력을 키웠다.
반면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수익성 방어 기대가 부각되고 있다. 금리 상승 분위기가 은행의 수익성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출금리 하락 압력을 완화해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에 성장주가 장기금리 급등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은행주는 배당과 주주환원 매력까지 더해지며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반도체 대형주와 비교하면 금융주의 상대적인 방어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고점(6월19일·37만4500원)에서 직전 거래일(25만5500원)까지 31.77%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직전 거래일 종가는 165만7000원으로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전 고점(6월25일·298만7000원) 대비 44.86% 빠졌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전경 [사진=각사]](https://image.inews24.com/v1/3520511a31ea9c.jpg)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반도체보다는 비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인 데다 매크로 환경도 금융주(은행주)에 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KB금융 등 분기 실적 피크아웃 우려도 다소 약화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이란 '겹호재'도 기대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수록 금융지주가 보유한 외화 위험가중자산(RWA)이 감소한다. RWA가 줄면 별도 자본 확충 없이도 배당 등 주주환원 여력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높아질 수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간 3.4원(0.25% ) 내린 1345.90원을 가리키고 있다. 장중 전 거래일(오전 6시 기준) 대비 1334.7원까지 하락했다. 환율이 133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이다.
최 연구원은 "환율 하락 시 10원당 약 1~2bp(1bp=0.01%포인트) 정도의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며 "현 환율이 분기 말까지 지속될 경우 대형은행지주사들은 3분기 중 약 20~40bp 내외의 CET 1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美 물가 지표에 쏠린 눈⋯10년물 5% 돌파할까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주요 물가 지표가 향후 금융주 흐름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이달 11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핵심 지표 중 하나다.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장기금리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 4.8%를 넘긴 미국 10년물 금리는 이제 5%를 테스트할 전망"이라며 "연 5%를 넘기고 추가 상승할 경우 증시는 주가 조정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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