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경기도 수원 수원KT위즈파크 외부에 마련된 키오스크에 'KT WIZ 올해 우승 가자!' 문구를 입력하고 원하는 디자인과 스티커를 고르자 평범했던 한 줄의 문장이 단 30초 만에 야구공과 글러브를 두른 알록달록 응원 피켓으로 변신했다. 인공지능(AI)이 세상에 하나뿐인 응원 도구를 만들어 주는 'AI 치어풀'이다.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자 외부에 비치된 'AI 치어풀' 키오스크에서 관람객이 직접 응원 피켓을 만들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0857113c4daf2.jpg)
키오스크에서 몇 걸음 옮기자 이번에는 얼굴이 입장권이 됐다. 시즌권 고객이 미리 얼굴을 등록하면 휴대전화에서 티켓이나 QR코드를 찾을 필요 없이 1초 만에 안면인식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경기장 안에서도 AI는 끊임없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AI로 구현한 KT 위즈의 안현민 선수가 등장했고, 장내 행사 진행 멘트 아래에는 실시간으로 영어 번역 자막이 이어졌다. KT는 AI를 별도의 체험 공간에 전시된 기술이 아니라 입장부터 안내, 응원, 경기 관람까지 관중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경기장 내 '조력자'로 활용했다.
'AI 치어풀'부터 안면인식 게이트까지, 8개 AI 서비스 선보여
지난 3일 KT가 공개한 'AI 스타디움' 현장 수원KT위즈파크에는 AI 보이스와 실시간 번역, AI 휴먼·영상 콘텐츠, 식음료(F&B) AI 운영 시스템, 동작 분석 팬캠, AI 치어풀, 안면인식 게이트 등 총 8가지 AI 서비스가 적용됐다.
지난해 혼잡도 분석과 실시간 번역 등 구장 운영을 중심으로 AI 스타디움의 기반을 닦았다면, 올해는 팬이 직접 보고 듣고 사용하는 서비스로 접점을 넓혔다. 관중이 기술을 의식적으로 찾아가 체험하는 대신 야구를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AI를 만나게 한다는 구상이다.
AI 안면인식 게이트는 시즌권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사전에 얼굴 정보를 등록한 관중이 카메라 앞에 서면 시스템이 신원을 확인한다. KT에 따르면 국내 프로야구 구단이 시즌권 전용 안면인식 입장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자 외부에 비치된 'AI 치어풀' 키오스크에서 관람객이 직접 응원 피켓을 만들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a37702e4f29bc.jpg)
KT 관계자는 "AI 안면 인식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관람객 입장을 지원함으로써 경기장 입장 시간 혼잡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암표 등 부정적인 입장권 사용까지 막을 수 있다"며 "내년에는 시즌권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까지 해당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광판을 활용한 콘텐츠에도 AI가 곳곳에 녹아 있었다. 선수의 얼굴과 음성을 학습한 'AI 휴먼'은 경기 안내와 이벤트, 홍보 콘텐츠에 등장한다. 이날 전광판에는 KT 위즈 안현민 선수를 구현한 AI 휴먼 영상이 상영됐다. 익숙한 선수의 얼굴을 활용해 경기 전부터 관중의 시선을 끌었다.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자 외부에 비치된 'AI 치어풀' 키오스크에서 관람객이 직접 응원 피켓을 만들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4e4b532dcdbe6.jpg)
장내 방송과 응원단장의 멘트는 실시간으로 영어 자막으로 변환됐다. 경기 중 진행된 이벤트에서도 진행자의 말에 맞춰 전광판 자막이 문장 단위로 바뀌었다. 외국인 관중도 경기 진행과 응원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언어 장벽을 낮춘 것이다.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자 외부에 비치된 'AI 치어풀' 키오스크에서 관람객이 직접 응원 피켓을 만들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c26cbd8586d6f.jpg)
KT 관계자는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는 경기장(KT위즈파크) 위치 특성상 평택 미군부대 등과 인접해 있어, 외국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당 서비스 도입 후, 실제 올해 상반기 외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말했다.
관중이 직접 콘텐츠의 주인공이 되는 서비스도 있다. 동작 분석 팬캠은 관중의 응원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화면 효과를 입힌 뒤 전광판에 띄운다. AI 치어풀을 통해 관람객들이 제작한 응원 피켓이 대형 이미지로 나타나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자 외부에 비치된 'AI 치어풀' 키오스크에서 관람객이 직접 응원 피켓을 만들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0210286d052ce.jpg)
장내 아나운서 육아 휴직? OK⋯"익숙한 목소리로 방송"
올해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AI 보이스'다. KT의 음성합성 기술 'KT TTS 2.0'이 박수미 수원KT위즈파크 장내 아나운서의 실제 목소리를 학습했다. 박 아나운서의 부재 소식에 대체자를 찾는 대신 AI를 활용해 박 아나운서만의 'AI 아바타'를 만든 것이다.
운영자가 방송 문구를 입력하면 장내 아나운서 특유의 또렷한 발음과 리듬을 담은 음성이 만들어진다. 개장 안내와 국민의례, 선수 소개처럼 경기마다 필요한 문구를 입력하면 박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방송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박 아나운서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여성 장내 아나운서로, 2015년 KT 위즈의 첫 홈 경기부터 마이크를 잡았다. AI 보이스는 박 아나운서가 지난 7월7일부터 8월27일까지 출산으로 자리를 비운 기간에도 관중에게 익숙한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기획됐다.
KT 관계자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통해 구현했기 때문에, 박수미 아나운서의 상황별 말투와 억양 등을 따라할 수 있는 목소리를 만들기까지 한 달여 기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전담 사용 기간(7월7일-8월27일) 이후에도 박 아나운서의 휴가 혹은 스케줄 등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 경기자 외부에 비치된 'AI 치어풀' 키오스크에서 관람객이 직접 응원 피켓을 만들고 있다. [사진=최효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13c4044613dd3.jpg)
현재 박 아나운서는 현장에 복귀해 직접 장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AI 보이스는 육아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를 대비한 백업 역할을 맡는다.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 쌓아온 경기장의 정체성을 이어주는 데 AI를 활용한 셈이다.
KT는 수원KT위즈파크를 실제 이용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운영하고 개선하는 시험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이용자의 반응을 살핀 뒤 다른 고객 접점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동훈 KT 홍보실 전무는 "AI 스타디움은 고객이 야구를 즐기는 과정에서 AI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며 KT의 AI 기술을 보다 친숙하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고객 접점에 AI를 적극 도입해 'AX 플랫폼 컴퍼니 KT'의 가치를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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