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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로 막겠다는 야간배송 규제, '투잡' 부른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간작업을 월 12회이하, 주 48시간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택배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법안취지는 야간노동에 따른 과로를 줄이고 노동자 건강권을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노동자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이견을 달기 어렵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쿠팡파트너스연합회가 영업점 소속 택배기사 33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97.7%가 야간배송 월 12회 제한방안에 반대 뜻을 밝혔다. 작업시간 단축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투잡을 병행하거나 택배업을 떠나겠다는 답변도 잇따랐다.

보호대상인 현장노동자가 이토록 강력히 반발한다면 규제 방향성을 근본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량에 따라 수익을 얻는 택배기사 특성상 근무시간 감소는 곧바로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줄어든 수입을 메우려고 대리운전이나 대른 배송업무에 나설 경우 한 사업장 노동시간은 줄더라도 개인이 안는 총 노동시간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과로를 막으려는 규제가 또 다른 과로를 부르는 '풍선효과'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는 획일적인 작업시간 제한보다 자유로운 휴무보장, 주 5일제 정착, 대체배송 체계 구축, 종합건강검진 지원 등을 구체적인 해법으로 제시한다. 충분히 쉬는 장치를 마련하면서도 소득과 일할 기회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방식이다.

물류업 특성을 반영한 교대제와 연속휴식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성급한 규제는 소비자 피해로 번질 위험도 크다. 야간배송 물량이 주간으로 몰리거나 추가 인력 확보가 불가피해지면 배송지연이나 서비스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인건비와 운영비 부담이 누적될 경우 유통·물류기업 비용이 늘어나 결국 배송비 인상이나 서비스 축소 같은 불이익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입법취지는 타당하지만 선의만으로 시장을 바꿀 수는 없다. 당사자 생계와 선택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일률적 규제가 최선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보호대상인 현장노동자 목소리가 최우선으로 반영돼야 한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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