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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구조조정 '대산 1호' 조건부 통과…NCC 통폐합, 경쟁제한 문턱 넘어


공정위, LDPE·EVA 가격·공급 조건 부과…9월 통합 HD현대케미칼 출범
산업부 승인 이어 공정위도 기업결합 허용…석화 사업재편 첫 사례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생존 위기에 몰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첫 구조조정 사례인 '대산 1호' 사업재편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막바지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기조에 따라 추진된 대규모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폐합이 산업 재편 필요성과 시장 경쟁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게 된 것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공정위는 롯데케미칼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의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이들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국내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와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가격 인상·인하율 제한과 공급 유지, 정보교환 금지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것을 전제로 승인했다.

이번 결합은 롯데케미칼이 지난 6월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롯데대산석화를 신설한 뒤 이를 HD현대케미칼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이후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기존 HD현대오일뱅크 60%, 롯데케미칼 40%였던 지분 구조는 양사 50%씩의 공동 경영 체제로 바뀐다. 통합법인은 오는 9월 출범할 예정이다.

대산 사업재편은 지난해 11월 양사가 공정위에 임의적 사전심사를 신청하면서 본격화됐다. 대산산단 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NCC와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합 운영해 중복 설비와 공급과잉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주문한 이후 첫 번째 기업결합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컸다. 지난 2월 산업통상부는 대산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업계 1호 프로젝트로 승인했다.

다만 공정위는 구조조정 필요성만으로 기업결합을 그대로 승인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양사의 결합으로 LDPE와 EVA 시장 경쟁업체가 한화·LG·롯데·HD현대 등 4개사에서 한화, LG, HD현대 3개사로 줄고, 판매량 기준 상위 3사의 시장점유율은 LDPE 82%, EVA 95%에 달하게 된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HD현대오일뱅크]

특히 HD현대케미칼이 시장에서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기존 사업자에 경쟁 압력을 가해왔다는 점도 고려됐다. 통합 이후 저수익·저가 제품 생산이 중단되거나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경우 대부분 중소기업인 국내 수요처가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려운 만큼 가격과 공급에 직접적인 조건을 단 것이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은 앞으로 5년간 국내 LDPE·EVA 가격 변동률을 수출가격 변동률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기업결합 당시 생산하던 모든 제품 규격에 대해서도 국내 수요자의 요청 물량을 공급해야 하며, 가격·수량·원가·재고 등 경쟁민감정보 교환과 양사 임직원 겸임도 제한된다.

이번 결정으로 대산 1호 사업재편은 사실상 기업결합의 최대 관문을 넘게 됐다. 다만 공정위가 여수 1호 사업재편과 향후 울산과 여수 2호 등 타 석유화학 구조조정 기업결합에도 경쟁제한 여부를 엄격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만큼, 대산의 조건부 승인은 산업 구조조정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향후 통폐합의 경쟁 규율을 제시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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