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돼 우주 환경에서 성능 검증에 나섰다.
이번 실험은 국내 반도체가 실제 우주 환경에서 테스트에 들어간 첫 사례로, 향후 우주 반도체 시장 진입을 위한 실증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달 탐사 임무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584126daae3ee.jpg)
2일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했다.
발사는 당초 예정보단 11분가량 늦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일 오후 6시35분20초(한국시간 2일 오전 7시35분20초)에 이뤄졌다. 아르테미스2는 98m 높이의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유인 캡슐 오리온으로 구성됐으며, 4명이 탑승했다.
이번 임무에는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가 함께 탑재됐다.
K-라드큐브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총괄 개발한 12유닛(12U)급 초소형 위성으로,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본체를 제작했다. 발사 약 5시간 뒤 고지구 궤도에서 분리돼 방사선 밀집 구역인 밴앨런대를 반복 통과하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위성에는 인체 조직과 유사한 물질로 만든 방사선 측정기가 탑재돼 우주비행사가 실제로 받게 될 방사선 영향을 측정한다. 또 삼성전자의 멀티칩 모듈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소자가 실려 고에너지 방사선 환경에서의 오작동 여부와 성능 저하를 직접 시험한다.
우주 방사선은 반도체 회로 오류를 유발하는 핵심 변수로, 심우주 전자장비 개발에서 가장 큰 기술적 장벽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우주용 반도체 관련 요청을 꾸준히 받아왔지만 물량이 소량에 그치고 매출 기여도가 낮아 적극적인 사업화 단계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재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주 반도체는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할 분야로 꼽힌다. 이번 아르테미스 2호 탑재를 통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성능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향후 시장 진입을 위한 검증 이력을 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발간한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우주산업은 FPGA, 전력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며 “국내는 우주급 부품 자립도와 실증 이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약 3조2000억원 수준에 그치고 기업 대부분이 영세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우주용 반도체 시장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장기간 축적한 검증 이력을 기반으로 주도하고 있다. 한 번의 오류도 허용되지 않는 특성상 신뢰성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우주 산업 확대와 함께 데이터 처리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구글은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를 통해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위성 군집에서 AI 연산을 수행하고 결과값만 지상으로 전송하는 구조다. 날씨와 밤낮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 환경을 활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우주에서 GPU를 활용한 컴퓨팅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해상도 이미징과 AI 연산 기술이 우주 환경에서 새로운 응용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달 탐사 임무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3376d54e08925.jpg)
특히 이 같은 우주 데이터센터가 현실화될 경우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디램(DRAM) 등 데이터 처리용 메모리는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는 아직 초기 개념 단계로 경제성과 기술적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발사 비용과 유지 비용, 안정적인 연산 환경 확보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 규모가 작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실증이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테미스2의 발사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만의 유인 달 탐사 시도다.
오리온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4명은 10일간 달과 지구 사이를 왕복하며, 달에 착륙하진 않지만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 면을 지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달 뒷면에서의 심우주 통신과 우주선 생명유지 장치 점검 등 달 착륙에 필요한 여러 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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