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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5·18 '위자료 청구' 소멸시효, '화해간주 위헌결정일' 부터"


전원합의체 "소송 청구에 '법률상 장애' 있었다고 봐야"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들이 고유적으로 가지는 위자료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헌법재판소의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상 화해간주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헌재의 위헌결정일인 2021년 5월 27일로부터 3년 내에 국가를 상대로 낸 가족들의 위자료 청구에 대해 국가는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2일 5·18 희생자 가족들이 국가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5·18 희생자 가족 유모씨 등 33명이 청구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이 적법한 지 여부였다. 법상 화해간주조항이 희생자 가족들의 위자료 청구권 행사에 장애사유인지가 핵심이다.

유씨 등은 1990년 제정된 광주민주화보상법에 따라 1990년 또는 1994년경 보상금 지급결정을 받고 이를 수령받았다. 법은 보상금 수령에 동의한 유족들의 경우 광주민주화 운동 피해에 대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는 '화해간주조항'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재는 2021년 5월 27일 이 화해간주조항에 대해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 행사까지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유씨 등이 이를 근거로 국가배상을 청구했으나 국가는 이미 민법상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맞섰다. 헌재의 위헌결정 전까지 법률상 장애 없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심은 "보상금 수령에 동의한 유족들일지라도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하는 데 '화해간주조항'이라는 법률상 장애가 있었고, 소멸시효는 헌재의 위헌결정일로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는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가족들의 손해는 구 광주민주화보상법의 보상 대상이 아니고, 화해간주조항의 효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화해간주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기 전까지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가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유씨 등이 상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유씨 등이 법에 따른 보상금 등 지급 결정이 있은 무렵 국가의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해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는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헌재의 위헌결정이 있기까지 가족 고유의 청구권을 행사하는데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하고 보상금 등을 수령한 가족은 자신의 고유한 손해를 포함한 일체의 손해배상 문제가 보상금 등을 수령함으로써 포괄적·종국적으로 정리됐다고 이해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관련자의 가족이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 상황은, 국가가 뒤늦게 보상 관련 법령을 제정·집행하는 과정에서 보상의 대상과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보상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려고 하면서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사정에다가 국가배상제도의 목적과 과거사 사건의 특수성 및 그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아울러 고려한다면, 관련자의 가족에게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에 자기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객관적,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 "국가는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원고들은 화해간주조항으로 인해 헌재의 위헌결정일인 2021년 5월 27일까지 관련자의 가족으로서 가지는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헌재의 위헌결정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고, 이와 달리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인 원심판단에는 소멸시효의 진행을 막는 권리행사 장애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시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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