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약물 후보 성분(분자)의 구조 배치만 바꿔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키는 여러 원인을 한 번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치매 치료 새 전략
![국내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키는 여러 원인을 한 번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be6e2483c379d4.jpg)
KAIST(총장 이광형)는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전남대(총장 이근배) 화학과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권석윤) 국가바이오인프라사업본부 이철호 박사, 실험동물자원센터 김경심 박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같은 분자라도 구조의 배치 차이(위치 이성질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에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치매 유전자를 지닌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APP/PS1)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해당 화합물이 실제 생체 내에서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위치 이성질체’는 같은 재료로 만든 분자라도 붙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분자의 위치가 달라지자 활성 산소에 반응하는 정도나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과 결합하는 성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분자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자의 구성 성분을 바꾸지 않고도 구조의 배치만 조절해 여러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알츠하이머병처럼 원인이 복잡하게 얽힌 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유방암 치료제 ‘아베마시클립’, 알츠하이머 치매 정복의 새로운 열쇠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시판 중인 유방암 치료제 아베마시클립(abemaciclib)이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타우 단백질 병리를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자체 구축한 알츠하이머병 네트워크 기반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을 활용했다.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기존 약물 중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조절할 수 있는 후보 물질을 탐색했다.
그 결과,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된 아베마시클립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로 도출됐다.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APPNL-F/MAPT 이중 낙인 모델)과 알츠하이머 환자 유래 세포로 만든 3차원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동시에 활용했다.
그 결과, 마우스 모델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와 신경세포 손상, 타우 병리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인간 뇌 오가노이드에서도 같은 효능이 재현됐다. 이는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게 재현되지 않는 기존 신약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연구 결과의 임상적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긁힘에도 10초 이내 복구, 자가치유 코팅 소재 개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과 한양대(총장 이기정) 공동연구팀이 반복적 긁힘과 접힘 환경에서도 표면 성능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고경도 코팅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녹색순환연구부문 홍성우 수석연구원과 한양대 화학공학과 고민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손톱이나 동전으로 긁어도 흠집이 나지 않고, 상온에서 10초 이내에 긁힘이 복구되며 20만 회 이상 접어도 손상 없는 코팅 소재를 개발했다.
식품 평가, 이제 ‘비대면’으로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은 식품의 감각(관능) 평가를 비대면으로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소비자 평가 방법을 개발했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 수 있도록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소비자가 실제로 제품을 섭취하고 의견을 밝히는 감각(관능)평가는 신제품 개발과 출시 전 검증의 핵심 단계다. 기존 평가는 소비자가 특정 장소를 방문해 시식·설문하는 대면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비대면 소비자 평가는 평가용 제품을 가정으로 배송하고 소비자가 실제 섭취 환경에서 시의성 있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달과 별 공개 관측회’ 1월부터 매달 개최
국립과천과학관(관장 한형주)은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달과 별 공개 관측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공개 관측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달과 별을 따라 한 해 동안 이어지는 연중 천문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망원경을 도입해 날씨나 관측 환경에 제약 조건 없이 더 선명한 천체 관측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개 관측회는 매달 상현달 시기와 가까운 토요일에 열린다. 2026년 첫 행사는 1월 31일(토),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관과 천체투영관 일대에서 진행된다.
통증 없이 장기 부착이 가능, 마이크로 니들 개발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나노융합연구본부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전소희 책임연구원은 중앙대 약학대학 강원구 교수, 의과대학 윤유식 교수, 국립한밭대 기계공학과 하지환 교수, 국방과학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수일간 통증없이 장기 부착이 가능한 벌침 모사형 유연 웹(Web) 마이크로 니들’을 개발했다.
마이크로니들은 백신 등의 약물을 통증 없이 피부로 전달하기 위해 개발돼 왔다.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니들은 딱딱한 고체형태로 피부 부착시간이 1시간 이내로 제한돼 수십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체내에 전달해야 하는 약물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기계연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유연 나노섬유 마이크로 니들은 수일간의 서방형 약물전달이 가능하면서도 통증이 없고 착용감이 매우 우수하다.
초고감도 광대역 유연 광센서 개발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까지의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유연 광센서가 새롭게 개발됐다. 가시광선으로 사물의 색을 보고 근적외선으로는 내부 조직, 재질 등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은 근적외선 영역에서도 감지 효율이 뛰어나고 정확도가 높은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반도체 이종접합 광센서’를 개발했다.
광센서는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전자기기가 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낮과 밤에 따라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휴대폰 화면, 정맥 인식 보안 시스템 등에도 광센서가 들어간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센서는 감지할 수 있는 빛의 파장 대역이 넓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 영역까지 감지할 수 있다. 가시광선 대역을 주로 감지하는 페로브스카이트와 근적외선 영역을 감지하는 유기 반도체가 결합한 이종접합 구조이기 때문이다.
뇌 흥분 조절 ‘브레이크’ 고장 나면 중증 뇌전증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이건우)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센터장 고재원 교수)은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뇌질환인 발달성·뇌전증성 뇌병증(DEE)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 ‘MDGA2(뇌 신경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발달성·뇌전증성 뇌병증의 원인을 이해하고, 조기 진단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다.
발달성·뇌전증성 뇌병증은 유전적 결함 등으로 인해 뇌 발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어린 나이에 시작되는 조절되지 않는 발작과 심각한 발달 지연을 동반하는 치명적 뇌질환이다.
지금까지 여러 원인 유전자가 알려졌는데 여전히 많은 환자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치료와 유전 상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단은 국제 공동연구팀과 협력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출신 6개 가계, 환자 8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MDGA2 유전자의 기능 상실 돌연변이 기능 상실 돌연변이(Loss-of-function variant)가 이 질환의 원인임을 확인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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