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전력망에 직접 연결되는 독립형 ESS 설치가 급증하는 추세다.
22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은 77.1GWh로 전년 동월 대비 95.3% 증가했다. 1~12월 누적 설치량은 314.0GWh로 집계돼 전년 대비 49.3% 늘었다.
신규 설치의 대부분은 전력망(Grid)용 ESS였다. 12월 전력망 부문 신규 설치량은 71.1GWh로 전년 대비 98.7% 증가했고,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246.5GWh로 46.9% 확대됐다. 수요처 인접형(BTM·Behind The Meter) ESS도 6.0GWh가 신규 설치되며 62.7% 증가했다.

독립형 ESS 설치 급증…중국 영향
전력망 ESS 가운데에서도 송전망에 직접 연결돼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충·방전을 수행하는 독립형 ESS 설치가 두드러졌다.
12월 독립형 ESS 신규 설치량은 64.3GWh로 전년 대비 224.6% 급증했다. 연간 누적 설치량도 176.7GWh로 78.0%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중국의 대규모 독립형 ESS 프로젝트가 12월에 집중적으로 준공·계통 연계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2월 중국 ESS 신규 설치량은 67.9GWh로 전년 대비 133.2% 증가했다.
반면 풍력·태양광 연계 ESS 설치는 부진했다. 12월 풍력 연계 ESS 설치량은 전년 대비 32.1% 감소했고, 태양광 연계 ESS는 60.0% 줄었다. 누적 기준으로도 풍력은 6.6%, 태양광은 16.2% 감소했다.
LFP 비중 96%…ESS 배터리 과점 지속
배터리 케미스트리별로는 리튬인산철(LFP)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12월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 가운데 LFP가 95.9%를 차지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비중은 1.0%에 그쳤다.
하나증권은 “장수명·안전성·원가 경쟁력이 중요한 ESS 시장 특성상 LFP 중심의 과점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SS 시장 기회…글로벌 업체 경쟁 구도
ESS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은 전기차 및 ESS용 배터리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38%로 1위를 유지하며, 중국 내 대규모 설치·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인 EVE 에너지, BYD, CALB, 고션(Gotion) 등도 ESS·EV 배터리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며 글로벌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대기업들도 경쟁 구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는 ESS용 LFP 배터리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글로벌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ESS 시장, 한국 셀 메이커에 기회
12월 중순 포드는 중국 CATL 기술 라이선스를 활용한 LFP ESS 셀·시스템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데이터센터·전력망용 ESS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약 20억달러를 투자해 2027년부터 연간 20GWh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배터리 양산 경험이 없는 기업이 라이선스만으로 대규모 생산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며 “해외 기업 라이선스 활용 시 보조금 수취 제약 등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는 미국 ESS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셀 메이커들에 상대적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3사는 이미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거나 투자를 진행 중이며, 전력망·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나증권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변동성 대응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ESS 설치 확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 능력과 양산 경험을 갖춘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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