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HK이노엔이 전문의약품(ETC) 사업 호조에 힘입어 제약 업계 7번째 '1조 클럽' 입성을 노리고 있다. 핵심 품목인 '케이캡'이 글로벌 임상 3상을 바탕으로 미국 허가 절차를 밟는 데다, 일본 진출까지 가시화되며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케이캡 해외 진출 현황 지표. [사진=HK이노엔 제공]](https://image.inews24.com/v1/539c6514c7efca.jpg)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평균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지난해 별도 기준 연매출은 1조579억원으로 제시됐다. 영업이익은 107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21.8% 증가한 수치다. 전망대로 실적이 근접한다면 HK이노엔은 제약 업계 '1조 클럽'에 들게 된다. 2024년 기준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제약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 등 6곳이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중심으로 한 전문의약품(ETC) 사업 성장이 꼽힌다. HK이노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713억원으로 집계됐고, 이 중 ETC 비중이 60%를 웃돌았다. 케이캡은 현재 19개국에 출시됐으며, 특히 지난해 9월 중순에는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이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인구의 40%가 위식도역류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4분기부터 인도 매출이 반영되면 실적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외 확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적응증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가슴쓰림 치료 △미란성 식도염 치유 △미란성 식도염 유지요법 등이다. 허가 여부는 올 하반기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FDA 표준 심사 주기는 통상 약 10개월이며, 접수·검토 기간을 포함하면 1년 안팎이 걸린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4조원 규모로, 환자 수는 6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환자 다수가 1세대 치료제인 PPI(프로톤펌프억제제)를 사용하고 있다. 케이캡은 차세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로, PPI 대비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고 약효 발현이 빠르며 위산 억제 효과가 오래 유지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상용화된 P-CAB 제제는 다케다제약의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이 유일하다.
NDA 제출 기반은 현지 파트너사 세벨라 계열사가 진행한 임상 3상(TRIUMpH) 결과다.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은 미란성 식도염 환자에서 대조약 대비 치유율과 유지요법 모두에서 통계적 우월성을 입증했다. 특히 중등도 이상 환자군에서 효과 차이가 뚜렷했고, 유지요법 단계에서도 관해 유지율이 경쟁 약물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서도 24시간 가슴쓰림 없는 날의 비율, 야간 증상 개선, 역류 증상 완화 등 주요 지표에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3% 미만으로,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에 그쳤다.
일본 진출도 가시화됐다. HK이노엔은 작년 말 라퀄리아로부터 케이캡 일본 사업권을 인수했다. 라퀄리아는 2010년 HK이노엔에 당시 케이캡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한 기업이다. 케이캡은 아직 일본에 출시되지 않았으나, HK이노엔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일본 진출이 가능해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당사는 케이캡 일본 사업권에 이어 라퀄리아 지분을 추가 확보해 1대 주주(15.95%)가 됐다"며 "라퀄리아는 소화기 질환뿐 아니라 통증, 항암 분야를 포함한 1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R&D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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