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더 걱정인 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서울시내 한 피자헛 매장.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b2167dcf8e228.jpg)
차액가맹금을 두고 가맹점주들과 분쟁 중이던 한국피자헛이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까지 패소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상당수 프랜차이즈들의 수익구조가 차액가맹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유사 소송이 줄지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산업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대법원 3부는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확정 판결에 따라 피자헛 본사는 2016∼2022년 가맹점주들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상품, 원부재료 등에 추가로 얹는 일종의 유통마진이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지난 2020년 10월 본사가 총수입의 6%에 해당하는 고정수수료(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중복해 받았다며 2020년 12월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에 앞선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역시 본사가 점주에게 차액가맹금을 받으려면 그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한데, 피자헛과 가맹점주들 사이에는 차액가맹금 부과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피자헛과 가맹점주 사이 가맹계약에 따라 가맹금 부과 대상인 원·부재료에 관해 물품공급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고, 차액가맹금 수수에 관한 묵시적 합의도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시작으로 차액가맹금 줄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반적으로 매출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아 운영하는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와 달리,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는 로열티가 없거나 낮은 대신 차액가맹금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식업 가맹본사의 90%가량이 차액가맹금을 받는 상태로, 로열티 없이 차액가맹금만 받는 곳만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피자헛 2심 판결 직후부터 이미 20여 개에 가까운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소송에 나선 상태다. 이번 대법 판결까지 나오며 최대 1조원대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서울시내 한 피자헛 매장.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89124d668cb7e.jpg)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대법 판결 이후 입장문을 내 "차액가맹금은 우리나라가 국토가 넓지 않아 물류 공급이 용이하고, 영세 가맹본부가 많아 상표권 사용 대가인 로열티 계약이 어려우며, 매출 누락 등 로열티 회피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자연스럽게 상거래 관행으로 자리잡아 왔다"며 "상인이 유통 과정에서 제품·서비스 제공의 대가를 수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수십만의 가맹점사업자들 또한 수십여 년간 이어진 관행에 명시적·묵시적으로 동의해 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 대법원이 차액가맹금 수취 시 명시적 합의만 인정될 수 있다고 선고함으로써 매출 162조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특히 가맹점 10개 미만 브랜드가 72%, 100개 미만 브랜드가 96%에 달할 정도로 영세·중소 브랜드가 대다수인 업계 특성상 유사 소송이 확산될 경우 줄폐업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134만 산업 종사자들도 고용 축소, 경영애로 등 타격이 예상되며, K-프랜차이즈 해외 진출마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피자헛의 사례가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피자헛은 로열티를 받는 상황에서 가맹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차액가맹금을 징수해 문제가 됐는데, 국내 다수 업체는 로열티 없이 차액가맹금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계약 체결 전 본사와 가맹점의 마진 구조와 마진율 등을 점주에게 설명하는 등 묵시적 합의를 했다고 볼 정황이 있을 경우에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정액 로열티 제도 등 기존 프랜차이즈 수익구조의 패러다임 변화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상호 영산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이번에 나온 피자헛 판결로 로열티 제도로의 수익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며 "로열티 구조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본부는 과도한 세일 마케팅을 지양하고 가맹점의 수익 구조를 투명하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 예비창업자 또는 예비 가맹점주, 기존 가맹점주 역시 로열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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