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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전 격랑] 세종·혁신도시 2차 이전…임대차시장 또 요동치나


세종 2027년 입주공백…과거 부처이전에 전셋값 급등
진주 84㎡ 1년새 두 배…김천도 공급부족에 수급불안
1차 이전 장기효과 제한…가족정착·주택공급이 관건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과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세종과 혁신도시 전세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새 청사 완공 전 기관부터 옮기는 방식이 활용되는 만큼 초기 주거수요가 전세시장에 먼저 몰릴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도 중앙부처 이전을 앞둔 세종과 LH가 입주한 진주혁신도시에서 전셋값이 크게 오른 바 있다. 다만 장기적인 집값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중앙행정기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세종으로 순차 이전한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곳은 올해 4분기 이전계획을 확정한 뒤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2027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한다.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일대 [사진=연합뉴스]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일대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신청사 완공 전 민간건물을 임차해 이전 속도를 높이고, 연관 기관은 기존 혁신도시에 집적 배치할 방침이다.

이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초기 주거수요는 기존 임대차시장에 몰릴 수 있다. 이전기관 직원 대상 특별공급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새로운 아파트 공급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장 중앙부처 추가 이전이 확정된 세종은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지만 전세가격은 0.06% 상승했다. 매매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임대차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향후 입주물량도 많지 않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추산한 입주예정물량을 보면 올해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 세종에 예정된 공동주택 입주는 1122가구로 모두 2028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가 이전하는 2027년에는 신규 입주물량 공백이 발생하는 셈이다.

과거 중앙부처 이전 때도 수요와 공급의 시차는 전세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2013년 세종청사 2단계 이전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교육부·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의 직원 약 4600명이 주거지를 구하면서 청사 인근 전용 59㎡ 전셋값은 1억7000만~1억9000만원, 84㎡는 2억~2억4000만원까지 뛰었다. 일부 주택은 1년도 안 돼 전세금이 1억원 이상 올랐다.

실제 이전이 진행된 뒤에도 수요가 몰렸다. 2013년 말 세종 한솔동 래미안 전용 114.84㎡ 전셋값은 한 달 새 2억3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5000만원 상승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정부부처 2단계 이전에 따른 전세수요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공공기관이 내려간 혁신도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진주혁신도시다. LH 등 공공기관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용 84㎡ 평균 전셋값은 2014년 초 1억2000만원에서 같은 해 말 1억8000만원으로 오른 뒤 2015년 6월 2억4000만~2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1년여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상승한 셈이다.

당시에는 직원이 들어오는 속도를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 LH를 비롯한 대규모 기관들이 잇따라 입주한 반면 전세매물은 부족해 일부 직원이 인근 사천까지 집을 구하러 나가는 상황도 나타났다.

김천혁신도시에서도 공공기관 이전 속도를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 이전이 본격화된 2014년에는 월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졌고 일부 신규 아파트 분양권에는 1000만~15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인기 단지는 최대 25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등 주택 수급 불안이 나타났다.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일대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이 들어설 세종시 국가상징구역 예정지에서 부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면 기관 이전이 곧바로 가족 단위 아파트 수요로 연결되지 않은 지역도 있었다. 원주혁신도시는 이전 초기 가족을 수도권에 남겨둔 채 직원만 내려오는 '나홀로 이주'가 늘면서 아파트보다 오피스텔 등 단기 거주 수요가 부각됐다.

1차 이전의 장기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파급효과와 혁신도시 거점화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이 집중된 2014~2017년에는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상당한 인구가 유입됐지만 이후 증가세가 빠르게 약화됐다. 비광역시 혁신도시 순유입 인구는 2015년 3만명을 웃돌았지만 2023년부터 순유출로 돌아섰고 같은 권역 안에서 혁신도시로 들어오던 인구도 2025년부터 순유출로 전환됐다.

정부가 2차 이전에서 연관 기관을 기존 혁신도시에 모으는 '집적 배치'를 추진하는 것도 1차 이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 역시 이전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하고 혁신도시의 거점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결국 2차 이전이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기관 유치 자체보다 이전 인원과 기존 임대차 물량, 신규 입주 시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세종이나 과거 진주·김천처럼 직원 이동 속도보다 주택 공급이 늦는 지역에서는 단기간 전세수요가 집중될 수 있지만 공급 여력이 충분하거나 가족 동반 이주가 적으면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기관이 이전하면 새로운 직군과 고용이 생기는 만큼 집값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예전만큼의 상승 동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기업과 다양한 직군이 함께 이동하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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