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트럼프, 수입 의약품에 별도 관세 예고⋯제약업계 '초긴장'


美 수입품에 기본 관세 10% 등 상호관세 9일 0시1분부터 발효
의약품·반도체·구리 등은 제외됐다가 추가 언급에 상황 예의주시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수입 의약품이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간) 해외 수입품에 기본 관세 10%를 부과하고, 약 60개 교역국에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은 9일 0시 1분부터 25%의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의약품, 반도체, 목재, 구리, 등 품목은 기본 관세와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백악관은 의약품을 예외 품목으로 분류했다. 백악관 측은 "공중 보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필수 의약품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내 제약사의 로비 활동, 관세 도입 후 발생할 수 있는 공급 부족, 약가 상승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로비가 합법이다. 1946년 제정된 연방 로비활동 규제법(Federal Regulation of Lobbying Act)에 따라 로비스트들은 등록을 의무화하고, 의회에 수입을 보고해야 한다.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는 별도의 범주"라며 "현재 검토 중이며, 의약품 관세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향후 조치에 대한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의약품 관세가 즉각 도입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자국 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이 상호관세 정책에 반발하며 보복관세 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과의 갈등이 의약품 분야로 번질 경우, 업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안보·경제 등에 현저한 위험이 발생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외국과의 무역 등 경제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이번 관세 정책에 동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특히 미국 의약품 시장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점에서 기업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의약품의 미국 수출액은 15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10억 달러)보다 50% 늘었다. 수출 비중은 전체에서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미국 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 단기적인 관세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장기간 추가 수입 없이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한 수준의 재고를 확보했다. 관세 압박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도 검토 중이다.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지를 인수하는 계획도 세웠다.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완제의약품보다 관세 부담이 낮은 원료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고, 현지에서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전략도 구상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현지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보해 관세 정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추가 생산 옵션 확보도 검토 중이다. 주력 제품 '세노바메이트'는 국내에서 원료의약품을 제조한 뒤 캐나다에서 벌크 태블릿·패키징 작업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된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CMO 업체를 통해 외주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현지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6개월분의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 상태다.

한국바이오의약품 관계자는 "의약품의 기본 관세 제외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관세 부담에 대비해 기업들은 미국 시장 내 가격 전략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 정책은 가격 인상뿐 아니라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트럼프, 수입 의약품에 별도 관세 예고⋯제약업계 '초긴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